새만금 석양

아주 짧은 여행

군산 출장길.

오후 5시 업무를 마치고, 20분 정도 페달을

세게 밟으면, 딱 방조제 초입의 해넘이 공원이다.

석양을 볼 수 있는 건 5~10분이다.

방축도나 횡경도 사이로 뜨거운 해가 빠지면 이내 바다는 붉게 끓는다.

아쉽기는 하지만 연 이틀 새만금 석양 구경은

이것으로 만족 해야 한다.

새만금 방조제는 사람들의 욕심을 더 뛰어넘은

역사이고 창조이자 신세계이다.

누가 이 바다를 메꾸고 고군산 열도를 섬이 아닌 육지로 만들자고 했을까?

방조제 이 쪽이 바다인지 호수인지도 모르겠다.

참, 무슨 세계 잼보리 대회를 한다고 그리고 준비 부족으로 한동안 난리도 아니었지.

얘들 키울 때 보니 "보이스카웃 대원"들은 인사를 할 때, 세 손가락을 편 손으로 "준비!" 하면서

거수 경례를 했다.

그런데 그 "준비 부족"으로 망신을 자초하다니...

나는 어제 오늘 그저 석양을 보러 왔을 뿐이다.

2025년 한 해가 저무는 지금, 하루 해 저무는 것이 뭐 아쉬움이 있을까마는 그래도

저 붉은 해와 뜨거운 바다에서 회한도 찾고, 희망과 즐거움도 얻어 보고자 함이다.

석양은 어제가 다르고 오늘은 또 다르다.

어제는 검붉은 구름 속에서 빛이 춤을 추었다면, 오늘은 맑은 하늘에서 태양 빛만 빛난다.

오늘은 야미도 까지 가 보고 싶었다.

여러 해 전, 영산회 100회 산행 기념으로 신시도 월명산& 대각산 등산을 하고, 또 어느 해 바닷물이 맑던 야미도에 온 적이 있었다.

그 100회 산행이 이번 주 토요일 이면 260 회 정도가 된다.

공식적으로는 246회로 해산을 했었다.

태양이 바다 속으로 들어 간 시간, 아주 쓸쓸한 야미도 바다는 아직 붉은 빛 이었다.

한승원 소설 어느 대목에, "어둠은 산그늘에서 슬슬 바다로 먹물처럼 스며 든다" 고 했었다.

저 쪽 고군산도의 여러 섬의 그 먹물 같은 어둠이 아직 바다에 스며 들지 않은 모습으로

바다는 투명한 물 빛 속에 붉은 기운을 담고 아직 맑게 철렁이고 있다.

야미도 선착장

아주 아름다운 고요.

육지가 되었어도 그 고즈넉함은 옛 섬마을 그대로인가 보다.

사람은 만나지 못하고, 고양이들만 아주 많이 만났다.

저 쪽에 캠핑카 몇 대가 나를 부럽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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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나를 다시 본다.

여행은 기껏 두어시간 이었다.

새만금 초입과 야미도 까지 후딱 달려온 여행.

참지 못하고 어디 틈 새라도 달려나가고 싶은 마음.

그리고 그 해지는 풍경에 가슴을 조이고 두근대는 마음.

내가 나를 보는 여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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