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13
한양도성이 있고, 그리고 남한산성과 북한 산성이 있다.
한양도성은 그 개념이 울타리 같은 것이었다고, 유홍준 교수께서는 문화유산 답사기에
쓰셨지만, 아무튼 외부 세력으로부터의 방어가 목적이었을 것이다.
고구려 시대부터 우리는 외적이 쳐 들어 오면, 주로 산성에서 방어 했다는 이야기 이다.
한양도성은 18.6 km , 남한산성과 북한산성은 대략 12km 정도의 길이로 축성 되었다.
남한산성은 병자호란 당시 참으로 참담한 패전의 상처를 입은 곳이고, 왜적이 쳐들어오면
임진왜란 때의 두려움을 떨치려 숙종 때 축성한 것이 북한산성이다.
웅장하고 요새답게 쌓은 북한산성은 한 번도 써보지 못하고, 160 여년 뒤 그 걱정하던 왜적에게
국권을 강탈 당했다. 국권의 붕괴는 산성의 방어 보다 위정자와 그 내부의 균열에 원인이 있음이다.
산성을 쌓은 숙종은 저만치 아래 서오릉에 능묘가 있다. 그 장희빈묘도 한 켠에 있고....
역사적 사실과 그 의미를 넘어서, 오늘날의 남한산성과 북한 산성은 아름다운 우리 곁의 좋은 여행지이다.
조선왕조 500년의 역사는 우리에게 성곽과 궁궐, 그리고 여럿의 왕릉을 남겨 문화적 가치와 함께
휴식과 여행의 기회를 만들어 주었다.
오늘 24년차 영산회 동료들과의 송년회를 겸하는 산행.
매월 순차적으로 산행지 결정, 코스 안내등을 하는데, 밀리고 밀려 12월에 내 차지가 되었다.
수도 없이 다녔고, 작은 숲 길부터 물 길, 나무와 돌, 사찰이며 성문들까지 속속들이 익숙하다는 자만심(?)
때문에 산행 동료들을 여기로 안내 하는 것이다.
산행 초입에 가랑비가 제법 내려 모두 우비를 입고, 우산을 펴고 대서문을 거쳐 새마을교까지 오른다.
북한산성은 의상능선과 대남문, 대동문과 백운대 그리고 원효봉을 삼태기 모양으로 둘러쳐 축성 했고,
우리는 그 사이 계곡을 오르는 것이다. 워낙 산세가 거칠어, 산성이 아니어도 접근이 어렵고
다만 행궁오르는 계곡이 취약하다 하여 중간에 가로막을 친 것이 중성문이다.
산 좋아하는 사람들이 한 두번씩은 꼭 하는 12(13)성문 종주가 산성 전체를 한 바퀴 도는 것인데
대략 8시간 정도가 걸리는 제법 힘들고 어려운 종주 코스이다.
산 중턱을 오르니 흰 눈이 펑펑 내려 하얀 세상이 만들어지고, 축복받는 산행의 맛이 더욱 깊어진다.
흰 눈을 맞으며 오르는 산행은 좀 미끄럽기는 하지만, 후련하고 낭만스런 기쁨이 있다.
산성주차장 -대서문-중성문-중흥사-대피소
- 대동문- (대성문- 대남문)- 산성주차장
대략 4시간(6시간) 정도의 편안한 코스이다.
백운대 아래 위문(백운문)과 대남문 사이 능선길이
산성을 걷는 핵심이자 편안한 길이다.
십수년 전부터의 산성 복원 사업으로 이제는 용도는
없겠지만, 그 형상이나 위용이 볼만하다.
은평이나 고양시 등지의 사람들은 산성 입구로
오르고, 강북구 성북구 시민들은 우이동 쪽으로
올라와 북한산 및 산성 탐방을 즐기게 된다.
요즘은 외국인들이 엄청 많다.
주말에는 등산화나 스틱을 빌려 주기도 하는
황공한(?) 서비스도 있다.
거의 서울시내에 있다시피한 간편한 접근성에도
불구하고, 그 산세나 경관이 경이롭기까지 하다.
외국인들이 등산복장도 안 갖추고 북한산 오르는 걸보면 때로 무모해 보이기도 한다.
특히 등산화나 장갑은 꼭 필요하다 싶다.
북한산은 화강암 기반의 바위산이고, 부분적으로 매우 거칠기 때문이다.
오늘 산행 동료들에게 산성과 숲과 꽃과 나무에 대해 안내하고 설명 해 주었다.
아는체하고 싶은 북한산성에 대한 나의 자만심은 조금 근거가 있다.
대략 잡아도 300회는 능히 넘을 탐방 횟수 때문이다.
작은 돌부리하나도 전혀 낯설지 않고, 휘귀종 야생화나 유독 좋은 단풍 군락지 , 유독 편안한 숲 길등이
언제고 눈에 그려지기 때문이다.
어느 친구는 " 맨 날 다니면 지루하지 않냐?" 고 묻기도 한다.
그렇지 않다. 전혀 그렇지 않다.
늘 새롭고, 늘 다르다.
푸르고 하애지는 산, 바람과 향기, 폭포와 작은 물소리가 같을 수 있겠는가.
그것이 山이 주는 신비한 선물인가 보다.
그 세계에 들어와 앉고, 걷고 오르면 그 새로움과 신비함이 온전히 내 것이 되는 것,
그래서 나는 늘 이곳에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