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
천주교 박해가 절정에 이를때
황사영은 순교하고 그의 아내 정난주는 간난아기를 안고 제주도로 유배를 갑니다.
평생 죄인으로 살아야 할 아기의 운명.
어머니 는 두살바기 아이를 여기 추자도 바위에 남겨두었습니다
천행으로 살아나서 어머니를 그리워 하며 눈물로 살아간 아들, 황경한
생사를 알지 못하는 아들을 그리워하며
결국 유배지에서 생을 마감한 어머니.
그들의 눈물어린 흔적이 여기 절벽 위의
십자가로 바다를 보고 있습니다.
한사코 서양의 문명을 배척하던 조선 왕조.
더구나 그것이 "사람의 평등과 하나님의 창조"를 신봉하는 종교는
죽어 마땅 했는데, 그들의 신앙은 얼마나 단단하고 절실 했던건지......
추자도 에 왔습니다
사방 어디든 바위이고 바다이고 바람소리가 가득합니다
산위에 서면 아슴프레 한라산의 실루엣이 보이고, 큰섬 작은 섬들이 화폭에 담기네요.
참으로 좋은 경치입니다.
나바론 요새도 있습니다.
어마무시한 절벽 아래 시퍼런 바닷물이
흐릅니다.
몸이 날아갈 만큼의 바람.
바위날 사이로 오르고 또 오르는 올레길?
바람을 피해 산을 등지고 집을 짓고 배를 띄웁니다. 작은 텃밭하나, 논빼미 하나 없어도. 삶은 질기고. 위대한 것이지요.
제주 올레길 18-1, 18-2 의 코스이며. 상추자도, 하 추자도를. 하루씩 걷게 됩니다.
상추자도 나바론길은 절벽과 바람, 추자군도의 작은섬들을 조망하는 아주 힘겨운 길 입니다.
사실 추자도는 낚시의 성지라고는 하지만 접근성이 좋지 않은 여행지입니다.
진도 앞 바다에서 지척인데, 제주 저켠 마라도 너머 있을 것 같은 섬.
제주도는 너무 잘 만들어져가고
추자도는 아직 날 것인 섬.
세찬 조류에 작은 바위섬들이 더 내려가는 것 같은
성당 길목의 카페의 커피 맛이 바다 소금기에 젖어 맛있는 곳.
그래서 한번 와 보면 좋은 곳 입니다.
언젠가 한 번은 와 보고 싶었습니다.
어떤 섬인지 궁금 했었습니다.
모두들 내일 배가 뜰까 걱정하면서도,
작별은 아쉬운 그런 섬 입니다.
떠나는 배를 타기전, 하추자 신양선착장.
길고 두터운 방파제 끝에 빨강 등대가 있고
사자바위에 왕관을 씌워줄 빨강공주가 서 있습니다. 바위섬이 된 사자는 공주가 왕관을 씌워주면
사자로 되살아난다고 합니다.
사자가 되거나, 왕자가 되거나 문득 따스한 눈물이 있게 마련입니다.
옛 날을 되새기며 아련한 마음으로
편지 한 장을 남기고 돌아섭니다.
45년 이 넘은 저 추자도 바람같은.....
마리아
헤아리기도 어려운 시간이 흘렀습니다. 오래 잃었던 그리움을 새삼 찾는것은 떳떳치 못해도
풋풋한 청춘 시절의 가슴뛰던 고동을
되새기는 것이야 아름답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북제주군 추자면
당신이 살던 동네에 와서 골목길을
두리번거립니다.
성당에도 가 보았습니다.
마음이 다 닳도록 두손을 모아 기도한다던
그대.
당신이 일상으로 오갔을 마을의 구석 구석에 이제 당신의 발소리는 멀어져 있을까요?
김남조 시인을 기억합니다.
가슴이 터지도록 절절한 글귀로 우리를
몰입하도록 만들던 책. 모서리가 닳도록 읽었던 군생활.
당신의 따스함으로 나는 용감해 질 수 있었습니다.
감곡성당에 구름 꽃 처럼 피었던 아카시아꽃.
40년이 더 넘은 세월이 흘러 이제 일흔을 바라봅니다.
그동안 잘 사셨나요?
잘 살아 오셨을까요?
이제 만나지도 못하는 이별을 고합니다.
당신의 흔적이 있어 더 아름다운 섬,
바위언덕, 파도소리, 바람소리, 눈부신
바다위의 햇 살, 수평선에서 피어오르는
아침 해무,
모든 그리움을 몇일 전 까지 그랬던 것 처럼
기억에 묻고 이별 합니다.
마리아
나, 다녀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