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구름을 찾아보아요
오늘 아침 눈을 뜨면 꼭 하늘을 올려다보세요.
손톱만큼 작고 몽글한 구름들이 떠 있는 날이면 구름 사이로 작은 문이 열려있을 거예요. 단, 오늘 딱 하루. 아이들만 알아볼 수 있어요.
그 문 안쪽 ‘몽당(夢糖) 작업실’ 은 아까부터 조용히 불을 밝힌 채 분주히 움직이고 있답니다. 밤새 베개 밑으로 흘러나온 꿈 조각들이 새벽바람을 타고 그곳에 도착했거든요.
작은 구름 요정들이 하나둘씩 모여들고 있어요.
잠꼬대에서 떨어진 말 한 조각, 깜빡 잠든 아이의 베개 밑에서 구겨진 웃음 하나, 그리고 가끔은 조용히 흘린 눈물까지도. 요정들은 조용히 꿈들을 손으로 만지며, 맛을 짓습니다.
수줍은 아이의 꿈은 발그레한 볼 처럼 반짝이는 분홍빛으로 부풀고, 겁이 나고 두려웠던 꿈은 아주 차가운 민트향으로 피어올라요. 장난기 많은 웃음은 톡 쏘는 레몬처럼 노란 맛을 내고, 속삭이듯 흘린 울음은 캐러멜처럼 천천히 녹여요.
오전 열한 시가 되면, 완성된 구름들이 천천히 낮게 깔리며 서서히 문을 열고 바깥세상으로 내려옵니다. 내려온 구름을 알아봤다면 오늘만큼은 어른들도 한 조각 맛볼 수 있어요.
조건은 하나,
구름을 입에 넣기 전 눈을 감고 어릴 적 내가 가장 갖고 싶었던 꿈을 하나 떠올려야 해요. 너무 거대하거나, 말로 설명하기 어려웠던 그 꿈 말이에요. 시간이 지나 잃어버린 꿈을 떠올리지 못하면, 그 사탕은 아무 맛도 내지 않아요. 그건 아주 오래된 규칙이에요.
기억을 끄집어냈다면 눈앞에 구름은 점점 부풀어 올라 꿈의 모양을 띄우기 시작합니다.
오래전 갖고 싶었던 무대일지도, 매일 그리던 작은 집의 모양일지도, 어릴 적 늘 나를 지켜주던 침대 머리맡 내 친구 곰곰이(인형)일지도. 혹은 정확히 말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어린 내가 꼭 안고 싶었던 무언가의 모양이 될 수도 있겠어요.
구름은 이제 눈으로 볼 수 있고, 손을 뻗으면 정말로 만져질 거예요. 만질 수 없었던 꿈을 드디어 손끝으로 느낄 수 있는 하루가 될 거예요.
구름 사탕이 사라지는 시간은 오후 세 시.
시간이 지나면 다시 문이 닫히고, 작업실은 고요해져요. 다음 꿈이 도착하기 전까지는요.
당신은 이제 선택할 수 있어요.
그 구름을 입 안에 넣고 오래전 달콤함을 맛볼 수도 있고, 다시금 주머니에 넣고 오래 간직할 수도 있어요. 어떻게 하든 괜찮아요. 단지, 오늘이 지나면 다시는 같은 모양으로 돌아오지 않을 뿐이에요.
시간이 흐르면 문은 닫히고, 요정들은 떠날 거예요.
그러니 오늘 아침엔 꼭 하늘을 올려다보세요.
당신 앞에 떠오른 그 구름 하나는 어쩌면, 아직도 그 아이가 바라던 모양을 잊지 않고 있을지 몰라요.
구름은 당신의 기억을 먹고 자랍니다. 다시 돌아오지 않더라도, 그 꿈은 당신 안에 있었고, 분명 다시 만나게 될 테니까요.
*몽당(夢糖)
‘꿈 몽(夢)’과 ‘사탕 당(糖)’의 뜻을 가진 말로, 어린 날 품었던 꿈의 조각을 모아 만든 상상 속 사탕을 뜻합니다. 만질 수 없었던 마음을 손끝으로 느끼게 하고, 잊고 지낸 소망에 다시 색과 향을 부여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