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무언가를 간절히 원하고, 마침내 그걸 손에 쥔다면 모든 게 찬란하게 변할 거라 믿는다. 그렇게 작은 확신 하나에 온 마음을 걸고, 잠들지 않던 밤들 위로 이름 없는 희망을 쌓는다.
원하던 것들이 내 앞으로 다가왔을 때. 앞서 상상했던 장면들을 하나하나 꺼내 봤지만 예상했던 감정은 어디에도 없었다. 오히려 조용히 가라앉았고, 마침내 도착한 순간에 내가 얼마나 비어 있었는지를 깨닫는 쪽에 가까웠다. 기다림은 나를 단단하게 만들었지만, 동시에 아무것도 느끼지 못할 만큼 마르게도 했던 것 같다. 항상 나를 반짝이게 할 거라고 믿었는데, 그 간절함의 끝엔 준비 없이 추락하는 낙차 속 내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