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곧잘 젖어드는 사람은 햇살보다 그늘을 먼저 느낀다. 모두가 환한 쪽만 바라볼 때 너는 가만히 어두운 곳을 살펴 그늘 아래 피어난 것들까지 기억해 냈다. 그런 너를 볼 때마다 예쁘고 단단한 얼음 조각 같다고 생각했다. 차가우면서 투명하고, 조금만 빛이 닿아도 반짝이는 것.
닿고 싶으면서도 손끝의 온기에 금세 사라져 버릴까 봐 쉽게 다가서지 못하게 했다. 그 모순된 마음이 내내 나를 흔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