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에 얼굴을 쏘여본 분 계시나요? 전 있답니다. ^ ^;
2021년 8월, 토요일이었습니다.
나름 산을 한번 가보겠다고 평소답지 않게 깝죽거렸습니다.
결과는 단순했습니다.
얼굴을 벌에 쏘였습니다.
하필이면 얼굴이었고, 하필이면 아주 잘 부었습니다.
집에 돌아와 거울을 보니 아픔보다 먼저 웃음이 나왔습니다.
이 얼굴로 월요일을 어떻게 버티나,
그 생각이 더 현실적이었습니다.
월요일이 되었고
회사는 제 얼굴을 보더니
아무 말 말고 선글라스라든 뭐든 좀 가리고 있으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썼습니다.
한여름 실내에서 선글라스를 쓴 채 묵묵히 일했습니다.
그렇게 일주일 정도를 지냈습니다.
회의도, 업무도, 일상도
모두 선글라스 너머에서 이루어졌습니다.
사람들은 웃었고
저도 웃었습니다.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습니다.
그때 이런 글도 남겼습니다.
“나는 달덩이.”
이태원클라쓰의 ‘돌덩이’를
혼자서 살짝 오마주한 말이었습니다.
부풀어 올라도,
웃음거리가 되어도,
그래도 그냥 굴러가는 쪽을 택하겠다는
나름의 선언이었습니다.
지금 다시 생각해 보면 그때의 저는
상황을 통제하려 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쏘였고, 부었고, 그래도 출근했고,
웃었고, 글을 썼습니다.
아마 앞으로도 비슷할 것입니다.
괜히 깝죽거리다 쏘이고
잠시 우스운 사람이 되고
그래도 일상은 계속되겠지요.
아무튼 벌이든 모기든 특히 산행을 처음 도전하신다면
벌을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쏘이면 아픕니다.
그래도
달덩이처럼
굴러갈 수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