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멀티아티스트입니다.
저는 한 가지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음악을 만들고, 글을 쓰고, 영상을 만들고, 그림을 그리고, 이미지를 다룹니다.
그래서 종종 “정체성이 뭐냐”는 질문을 받습니다.
하지만 제게 이 모든 것은 직업의 나열이 아니라, 하나의 생존 방식입니다.
저는 작곡가이자 가수이고, 글을 쓰는 사람이며,
그림을 그리고 혼자서 기획·작사, 작곡, 편곡, 녹음, 믹싱, 마스터링 앨범표지 제작까지
모든 것을 혼자서 감당하는 창작자입니다. 음원의 발매와 유통은 YG를 통할뿐입니다.
이것은 욕심이 아니라 선택이었고, 선택이기 전에 조건이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음악이 본업이고 글은 취미일 수 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영상이 전부이고 글은 부가물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 경우, 어느 하나도 부속물이 아닙니다.
말이 먼저 있었고, 소리가 뒤따랐고,
이미지는 그것을 견디기 위한 또 다른 언어였습니다.
제 음악은 전 세계 스트리밍 플랫폼을 통해 유통되고 있고,
제 글은 개인의 서사를 끝까지 밀어붙이는 기록으로 남아 있습니다.
영상과 이미지 역시 홍보를 위한 장식이 아니라
제가 어떤 태도로 살아왔는지를 보여주는 증거에 가깝습니다.
사람들은 종종 묻습니다.
“왜 하나에 집중하지 않느냐”라고.
하지만 제게 집중은 형식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의미를 흐리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상냥한 이야기를 팔지 않습니다.
위로를 전제로 한 콘텐츠를 만들지도 않습니다.
제 작업은 언제나 읽는 사람과 듣는 사람이
자기 위치를 스스로 확인하게 만드는 쪽에 가까웠습니다.
그래서 대중적인 친절함과는 거리가 있고,
그래서 더디게 이해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방식은 타협의 결과가 아니라
끝까지 생각을 멈추지 않기 위해 선택한 구조입니다.
멀티아티스트라는 말은 여러 재능을 과시하기 위한 수식어가 아닙니다.
저에게 그것은 하나의 언어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었던 삶을
여러 언어로 분해해 기록해 온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음악, 글, 이미지, 영상은 서로 다른 분야가 아니라
같은 질문을 다른 방식으로 반복한 흔적입니다.
나는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가.
나는 무엇을 외면하지 않고 살아왔는가.
그리고 나는 어디까지 책임질 수 있는가.
저는 멀티아티스트입니다.
그건 정체성이 넓어서가 아니라 하나의 삶을 끝까지 놓치지 않기 위해
여러 방식으로 붙잡아야 했던 사람이라는 의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