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의 말

나는 예언자가 아니다.

by 박온유

PANGAEA: The Inevitable Already Begun

《판게아: 이미 시작된 필연》


박온유 저





저자의 말


나는 예언자가 아니다.


이 책은 미래를 예측하려 쓴 것이 아니다. 이미 일어난 일들을 보려고 썼다.

이미 시작된 것들이 어디로 향하는지, 그 구조를 들여다보려 했다.

세계는 지금 변하고 있다. 그 변화가 어떤 방향으로 수렴하는지는, 과거의 데이터와 현재의 사건들 안에 이미 새겨져 있다.


나는 2026년 4월의 세계를 살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된 세계를. 에너지의 흐름이 멈추면 무역이 멈추고, 무역이 멈추면 생산이 멈추고, 생산이 멈추면 사람들이 굶는다.

그것은 추상적인 지정학 이론이 아니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나는 이 책을 쓰면서 두 가지를 경계했다.


첫째, 예언. 미래를 단정 짓는 것은 분석가의 일이 아니다. 구조를 읽고 가능성의 방향을 보여주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전부다.


둘째, 악마화. 미국도, 중국도, 러시아도, 어느 나라도 이 책에서 악당이 아니다. 모든 나라는 자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합리적으로 행동한다. 그 합리성이 충돌하는 구조를 이해하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다.


판게아는 하나의 초대륙이었다.

약 3억 년 전, 지구의 모든 대륙이 하나로 붙어 있었다. 그것이 갈라지면서 지금의 세계 지도가 만들어졌다.

나는 이 책에서 그 반대의 움직임을 본다. 갈라졌던 것들이 다시 붙는 움직임. 물리적으로가 아니라 경제적으로, 에너지로, 기술로, 자본으로.

이미 시작됐다.

이 책이 그 시작을 보는 데 작은 도움이 된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이 책 전체는 2026년 4월을 준거점으로 쓰여 있다.

호르무즈가 봉쇄된 이 시점. 과거의 모든 사건들은 이 시점을 향해 수렴하는 흐름으로 서술된다. 독자는 이 책을 읽으며 '그 일이 왜 지금의 이 상황으로 이어졌는지'를 따라가게 될 것이다.


각 부는 하나의 질문에 답한다.

왜 기존 세계는 무너질 수밖에 없었나. 어떻게 분열이 시작됐나. 판게아의 조건은 어떻게 만들어졌나. 4국 유니온은 무엇인가. 판게아는 어디까지 확장되는가. 그리고 미국 이후의 세계는 어떤 모습인가.


이 여섯 개의 질문이, 이 책의 뼈대다.



"판게아는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드러나는 것이다." ― 박온유


금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