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이젠 너의 속눈썹이 되고 싶다
나는 여전히 힘들다.
이 말은 오래됐고,
지금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어디로 가야 할지도 모르겠고,
불안은 줄어들 기미가 없다.
2015년 같은 사진에 '힘들다.'
라고만 적어 두었다.
지금은
그 말을 그대로 내려놓고 싶지 않다.
너무 무거워서
너도, 읽는 사람도
다칠 것 같아서.
그래서 요즘 나는
중심에 서기보다
조금 옆에 머물고 싶다.
너의 눈보다는
그저 너의 속눈썹이 되고 싶다.
세상을 똑바로 바라볼 힘은 없지만,
그렇다고 눈을 감고 싶지도 않다.
가장자리에 머물면서
먼저 맞아주고,
조용히 버티는 자리.
보이지 않아도 괜찮고,
주목받지 않아도 괜찮다.
다만
완전히 사라지지만은 않게.
너는 힘들다.
그래도 아직
이곳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