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토끼 양말은 먹지 말어]
봄에 엄마랑 마트에 갔다가
귀여운 동물 양말을 5켤레나 사 왔는데
가을에 되니 반밖에 없다.
발이 작아서 다른 식구들이 신을 것도 아닌데
알록달록해서 잊어버릴 일도 없는데
어디 가서 벗어 놓은 적도 없는데
범인은 바로 너!
배고픈 우리 집 세탁기!
엄마한테 말했더니
엄마가 빙그레 웃으면서 말씀하셨다.
"많이 먹음 토해낼지도 모르겠네"
새로 산 토끼 양말을 세탁기에 넣으며 째려보았다.
'이 토끼 양말은 먹으면 안 된다'
휘리릭 휘리릭~
신나게 돌아가는 세탁기
'꼭꼭 씹어 먹자'하는 소리
띠리리링 띠리리리~
자기 일 다 했다는 세탁기
'잘 먹었습니다.' 하는 소리
빨래를 꺼내는 엄마의 손을 찬찬히 보았다.
아빠 검은 양말
엄마 핑크 양말
오빠 축구 양말
..
..
..
나왔다.
토끼양말!
오빠가 투덜거렸다.
"내 축구 양말 한 짝이 없네"
'그래 오빠 양말만 먹으렴 ㅋㅋㅋ'
양말 먹는 우리 집 세탁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