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쓰고 있는 난 진정한 호구!!!
습관이란 참 무섭다.
날마다 브런치에 글을 쓰는 일이 어느새 습관이 되었다. 머릿속에는 온통 어떤 글을 쓸까? 하는 생각뿐이다. 아참, 나 당분간 글 안 쓰기로 했는데.
그래도 한 달은 절필하며 책도 좀 읽고 공부도 해야지. 아니, 한 달은 너무 길다. 일주일은 그래도 자숙해야지.
새로운 메일이 두 개 도착했다.
“내부 회의 후 연락드리겠습니다.”
아마도 안 될 것이다. 기대하지 않는다.
“작가님의 원고를 다시 한번 검토해 보았습니다...”
로 시작하는 메일은,
“대략의 출판 일정은 이렇습니다...”
로 끝이 났다.
어제는 처참하게 까였다. 그런데 오늘은 계약을 하자고 한다. 가슴이 두근거린다. 자신감이 바닥인데,
내가 할 수 있을까? 정말로?
나의 가장 든든한 조력자, 남편에게 연락을 했다.
남편은 항상 나의 편.
그는 밥 하고 청소하는 나보다 그림 그리고 글 쓰는 나를 더 좋아한다.
또 한 명의 조력자, 박지은 작가님께 연락을 했다.
작가님도 항상 나의 편.
바닥에 떨어진 나의 자존감을 가슴까지 끌어올려 준다.
난 지금까지 무모했고, 앞으로도 무모하게 살겠다.
국문과도 나오지 않았고, 10년 넘게 글을 쓰지도 않았지만, 남들이 경험해 보지 않은 경험이 있다.
프랑스 학교에 두 아이를 보내고 있고, 영어 공부를 혼자 했고, 그림을 혼자 그린다. 학습지 없이 아이들 한글을 뗐고, 해외에서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키웠다. 나에겐 글 쓰는 실력은 없지만 경험이 있다.
나는, 후회하고 싶지 않다.
기회를 잡고 싶다.
쉽지 않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