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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량 May 24. 2019

나의 외국인 친구들을 소개합니다.

프렌치 쿠킹 클래스


“헤이, 친구들.
다음 주에 우리 집에서 쿠킹 클래스를 할까 해. 뭄바이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로 간단히 만들 수 있는 프랑스 요리를 만들어 볼 거야. 올 수 있는 사람?”


저요!!



조하나(Johana)는 벨기에  남자와 결혼한 프랑스 친구로 남편의 직장을 따라 홍콩에서 3년간 지내다 세 달 전에 뭄바이로 오게 되었다. 그녀의 아들은 개구쟁이 마커스. 우리 소은이와 같은 반 친구이다.


홍콩에서 지내봤기 때문인지 원래 성격이 그런 것인지 알 수 없지만, 다른 프랑스 사람들과 다르게 붙임성이 좋고 동양 사람들과 잘 어울린다.

우리가 처음 만난 곳이 바로 한인식당이었다.

필리핀 친구 멜로디가 프랑스로 귀국하기 전, 학부모 채팅방에 함께 한국 식당에 갈 사람을 물어보았는데 나와 조하나가 응답했고, 함께 한인식당에서 비빔밥을 먹었다.

비빔밥에 밥을 섞어 먹는 법을 몰라 야채에 고추장을 살짝 얹어 먹고 있는 그녀에게,

“사실 한국 사람들은 야채에 밥과 고추장을 비벼서 먹어.”라고 말해주었다.


조하나는 홍콩 출신 번번 과 금방 친구가 되었고, 프랑스학교의 마이너리티, 동양 친구들과 한 무리가 되어버렸다. 그리고 그녀의 집에서 프랑스 요리를 만들기로 했다.


프랑스학교에 다니긴 하지만 프랑스 요리에 대해서는 지식이 전혀 없다. 도대체 뭘 먹고 사는지 궁금하던 찰나에 흔쾌히 그녀의 초대에 응하게 되었다.


그녀의 집에는 또 다른 친구가 있었는데, 2달 전에 뭄바이에 온 자헬(Jahel)이다. 그녀는 파나마 출신으로 벨기에 남자와 결혼을 했다. 뭄바이에 오기 전에는 브라질에 살았다고 한다. 스페인어를 쓰는 그녀는 얼마 전, 프랑스 학교에 아들을 입학시켰다.

브라질에서 보낸 짐이 아직 도착하지 않아서 호텔 생활을 하고 있는 그녀는 그 생활이 얼마나 힘든지 토로했다. 우리 모두 그 어려움을 알기에 그녀를 위로해 주었다.

또 한 명의 프랑스 친구가 도착했다.

샬롯(charotte)은 6개월 된 아기를 키우고 있는 엄마인데, 뭄바이에서는 프랑스 웹사이트에 기사를 쓰는 기자이다. 뭄바이에서 일어나는 여러 이야기와 프랑스 사람들의 이야기를 쓴다고 한다. 그녀는 유축기를 들고 다니면서 모유를 모았다가 집에 가서 아이에게 먹인다.

나의 외국인 친구들

분명 쿠킹 클래스 이건만, 뭄바이 생활의 어려움과 프렌치의 어려움을 성토하는 자리가 되어버렸다.

우리는 조하나와 샬롯이 시키는 데로 야채를 다듬고 썰고, 밀가루를 반죽하고 밀면서 끝도 없는 수다를 떨었다.

“쏘냐 넌 어디에 살다 왔니?”

“난 방글라데시에서 6년을 살았어.”

“와우. 대단하다. 내 머리가 저절로 숙여지는 걸.”

“그 정도는  아니야.”

“한국은 정말 작은 나라인데 어느 나라에 가도 한국 사람이 있어. 호주에도 한인 식당이 많아. 한국 사람도 많고. 아마 아프리카에도 많을 걸.”

번번의 말에 모두 웃음을 터트렸다.


조하나의 집에는 중국 제품이 많이 눈이 띄었다. 홍콩에서 가져온 그릇, 컵, 간장.

심지어 쿠킹포일에도 중국말이 쓰여있었다.

“헤이, 조하나. 왜 모두 중국 제품이야? 홍콩에서 다 가져온 거야?”

“물론이지. 중국 제품이 정말 좋아. 홍콩에서 올 때 컨테이너로 다 가져왔어.”

중국 제품을 좋아하는 프랑스 사람이라니. 다시 한번 한바탕 웃음을 터트렸다.


토마토, 가지, 애호박 속을 파 내고 그 속에 다진 고기와 다진 야채를 넣어서 오븐에 구웠다.


stuffed tomato, zucchini and egg plant

또 하나는 밀가루 반죽을 밀어서 깐 다음 시금치를 올리고 페타 치즈를 올려 오븐에 굽는 음식이다.


spinach and feta quiche


드디어 맛있는 냄새가 난다.


이제 막 뭄바이 생활을 시작한 자헬은 인도 음식을 먹고 탈이 났다. 배가 불편한 그녀는 많이 먹지 못했다.

난 처음 먹어본 프랑스 음식이 입맛에 그다지 맞지 않았다. 그래도 고기와 야채가 들어간 음식은 먹을만했다. 하지만 약간 구린 맛이 나는 치즈는 먹기가 힘들었다. 프랑스 사람들은 다양한 종류의 치즈를 즐겨 먹는다고 한다.



민의 레몬 타르트와 번번의 망고 푸딩


민이 가져온 레몬 타르트와 번번이 가져온 망고 푸딩으로 후식을 먹은 후 우리의 만찬은 끝이 났다. 원래는 나도 김밥을 준비하려 했으나 그림 그리느라 바빠 미쳐 준비하지 못했다.


“쏘냐, 다음은 코리안 쿠킹 클래스를 열길 바라.”

“진심이야?”

“그럼! 너 떠나기 전에 꼭 해줘.”


아... 벌써부터 고민이다.

뭘 해야 하지????



“내가 코리안 블로그에 글을 쓰는데, 너희들 얼굴 올려도 될까?”

“오, 나 한국에서 유명해지는 거야? 한국 가면 사람들이 나 알아보는 거 아니야?”

“번번 그럴 일은 없어. 내 블로그가 그렇게 유명하진 않아.”

“포스팅하면 꼭 보여줘. 궁금해.”

“알겠어. 번번 너의 얼굴을 꼭 올릴게.”

naughty ladies  bun bun and minh


뭄바이엔 친구들이 있다.

여러 나라 출신의 다양한 친구들이 있다.

이 친구들이 있어서 뭄바이 생활이 지루하지 않다.


I am enjoying mumbai life with you gu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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