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들을 좋아하는 아이는 누구일까요?
2주 전. 그러니까 방학 하기 전의 일입니다.
학교가 끝난 후, 두 아이와 함께 차를 타고 집에 돌아가는 길이었어요. 지안이가 갑자기 가방 옆의 작은 주머니에서 종이 하나를 꺼내어 보여주더군요.
-엄마, 이것 좀 봐봐.
-이게 뭐야?
-누가 줬는데, 누군지 모르겠어.
지안이가 꺼낸 종이를 읽어보았습니다.
“for Jian. That you don’t no( know인 듯) yet.
I 하트 you Jian “
헐...... 러브레터였습니다.
- 누가 준건지 모른다고?
- 응. 이름이 없어.
- 그럼 이 종이는 어떻게 받았는데?
- 모르겠어. 티아가 주고 그냥 가버렸거든.
- 그때 누구누구 있었어?
- 내가 누가 준거냐고 물어봤는데 타아가 말이 없었고, 지메나가 뭐라고 했는데 잘 못 들었어.
-흠.... 누구지..... 넌 누구 같아?
- 모르겠다니까.
- 누군지 알아야지. 야~ 엄마 너무 신난다.^^
- 왜?
- 그냥. 흐흐흐흐~
수사선상에 있는 여자아이는 모두 네 명입니다.
첫 번째 용의자- 티아.
티아는 지안이보다 크고 꽤 예쁘게 생긴 아이예요. 지안이가 델리 프랑스 학교에 입학 후 금방 친해진 친구기도 해요. 쉬는 시간에 자주 노는 편입니다. 지안이 말에 의하면 약간 정의로운 면도 있어서 같은 반 친구들을 잘 도와준다고 하네요.
-티아인가?
-그럴 것 같기도 한데, 대답을 안 해서 모르겠어.
두 번째 용의자- 로레또.
로레또는 스페인 아이로 귀엽게 생겼어요. 약 두 달 전, 로레또가 지안이를 좋아한다고 했다고 합니다. 로레또와도 쉬는 시간에 자주 논다고 해요.
-로레또인가?
-그런데 로레또는 영어를 못 써.
세 번째 용의자 - 지메나.
로레또의 절친이자 지안이에게 자주 장난을 치는 아이예요.
- 지메나인가?
- 아닌 것 같아. 지메나는 나한테 장난만 치거든.
네 번째 용의자 - 라일라.
티아의 절친인 아이로 좀 조용한 편이에요. 티아와 함께 지안이랑 자주 노는 편입니다.
- 라일라인가?
-음... 라일라는 아닌 것 같아.
- 넌 누구 같아?
- 아, 몰라.
- 누군지 꼭 물어봐.
- 왜?
- 너무 궁금해서. 넌 안 궁금해?
- 궁금하긴 하지만 물어보진 못하겠어.
- 왜?
- 아, 몰라. 그만 물어봐.
- 엄만 너무 궁금한데....
지안이와 친하게 지내는 아이들은 이 네 명의 여자 아이들과 두 명의 남자아이들입니다. 쉬는 시간마다 함께 숨바꼭질, 잡기 놀이 등등.... 하며 논다고 해요.
제 아들은 아빠를 꼭 닮아서 좀 무뚝뚝한 편이에요. 츤데레라고 하죠. 무심하면서 챙길 건 챙겨주는.
물론 엄마인 저에게는 애교도 부리도, 뽀뽀도 해주고, 온갖 아양을 떱니다.
이런 아들에게 누가, 도대체 누가 러브레터를 썼을까요???
엄마인 저는 상상만 해도 웃음이 나고, 흐뭇하고, 간질 가질 합니다. ^^
이제 빨리 학교에 가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