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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과 에세이의 차이

어떤 책을 좋아하나요?

by 선량


전 소설을 좋아합니다.

어렸을 때 읽었던 세계명작동화도 좋아했고, 청소년기에 읽었던 연애 소설도 좋아했습니다.


판타지 소설을 좋아해서 해리포터 시리즈가 나올 때마다 사서 보고, 반지의 제왕, 트와일라잇 시리즈도 매번 사서 읽었죠.

성장소설도 좋아해요. 특히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과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는 제 최애 책입니다.

약간 비밀스러운 소설도 좋아해요. ‘1984년’을 읽고 느꼈던 거침없는 두려움도 좋았어요. 그래서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 ‘ IQ84’가 나왔을 때 사서 읽었는데, 조금은.... 과하다는 생각을 했었네요.(혹, 읽어보신 분이 있으신지.....)

고전 중에는 ‘두 도시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소설이지만 프랑스 대혁명이라는 역사적 사실이 배경이라 무척 재밌게 읽었어요.

‘달과 6펜스’ 소설도 무척이나 재밌게 읽었어요. 다시 읽어도 재밌고, 또 읽어도 흥미진진한 책이에요.


이렇게 좋아하는 소설이 많습니다.

하지만 에세이 중에 기억에 남는 것은? 가장 좋아하는 에세이는? 이런 질문을 받으면 사실, 곰곰이 생각하게 됩니다.

지금까지 여러 육아서도 읽었고, 자기 계발서도 읽었지만, 진짜 유익하고 기억에 남는 책은 하나예요. 바로 “인생수업”이라는 책입니다. 제가 여러 분야의 책을 읽어보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이상하게도 에세이나 자기 계발서가 기억에 남아있지 않아요. 물론 읽을 때는 밑줄도 긋고, 필사도 했지만, 좀 지나면 기억이 가물가물 해지더라고요.


전 소설을 읽을 땐 밤을 새워서 읽는 편이에요. 중간에 끊을 수가 없어요. 어서 결말로 달려가고 싶어서 밤을 달려 읽어요.

그런데 에세이를 읽을 때는 그런 적이 없었어요. 무척이나 좋았던 책도 잘 시간이 되면 책장을 덮었죠.


전 소설을 더 좋아합니다.


요즘 한국에서는 소설책이 잘 팔리지 않는다고 해요. 반대로 에세이는 분야별로 인기를 끌고 있고요. 하긴, 저 같은 사람도 이렇게 글을 쓰고 있으니 에세이의 문턱이 많이 낮아진 건 확실한 것 같아요.

에세이는 자기의 생각, 자신의 삶을 진솔하게 쓰는 것이죠. 하지만 일기가 되면 안 되고, 다른 사람들에게 보이는 글이기 때문에 정보전달이나 특별한 메시지를 담아야 한다고 합니다.

저도 처음에 글을 쓸 땐, 제 인생의 여러 이야기를 나열해서 썼었어요. 하지만 지금 읽어보면 메시지도 없도 정보전달의 목적도 없는 글이 수두룩해요.

물론, 지금도 그다지 잘 쓰지 못하지만, 처음 썼던 글보다는 좋아진 것 같습니다.


전 거의 매일 글을 쓰는데요, 소재가 있으면 있는데로, 없으면 없는 대로 쓰고 있어요.

가족과 나눈 대화, 친구와 나눈 대화, 내가 우연히 본 장면, 스쳐가는 생각들.

날마다 쓰다 보니 글 쓰는 게 그리 어렵지 않게 느껴지기도 해요. 그리고 공감이나 댓글을 받으면 또 힘이 나고요.



최근에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는데요, 바로 소설 쓰기입니다.

소설을 어떻게 쓰는지도 모르는 제가 그냥 무작정 쓰고 있어요. 그런데 신기한 것은 에세이를 쓸 때와 소설을 쓸 때의 마음이 너무 다르다는 것이에요.

지금처럼 일상적인 이야기를 쓸 때는 핸드폰으로 씁니다. 그게 편하거든요. 그런데 소설을 쓸 때는 노트북에 쓰게 됩니다.

먼저 워드에 써서 브런치에 복사 한 후, 모바일로 여러 번 고치고 또 고치고 또 고치는 거죠. 퇴고를 여러 번 한 후에 발행을 누르게 되더군요.

또 하나 다른 점은, 에세이는 내가 이미 아는 이야기들을 쓰기 때문에 정보를 찾거나 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소설을 쓸 때는 잘 모르는 환경, 분야, 정보를 인터넷으로 찾아보고 확인 한 다음 쓰게 됩니다. 자칫하면 잘 모르면서 거짓의 글을 쓰게 될까 봐요.

분량 차이도 엄청납니다. 에세이는 많아야 A4 2장 정도의 분량인데, 소설은 쓰다 보면 3장, 4장이 되더라고요. 아무래도 인물의 감정 변화나 행동들을 글로 풀어서 묘사해야 하니까 글의 분량이 늘어나는 것 같아요.


에세이 쓸 때 보다 소설을 쓸 때 확실히 힘들더군요. 시간도 많이 걸리고, 생각도 더 많이 해야 하고, 스토리를 계속 만들어야 하고, 등장인물 하나하나에 생명을 불어넣어야 하고요.


그런데, 에세이에 비해 소설의 반응은 훨~~~ 씬 저조합니다. 물론 재미가 없기 때문이겠지만. 일단 독자들은 자기가 관심 있는 분야의 글을 읽고 싶어 하죠. 그러니 사실이 아닌 허구의 글에 그다지 관심이 없는 것 같아요.



그런데 전, 소설을 쓰고 있는 그 시간이 재밌어요. 너무 즐거워요. 나만 알고 있는 사람을 소개하는 기분이랄까요?


설명하지 말고 보여줘라.”


글 쓰는 사람들이라면 이 말을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거예요.

저도 저 말을 기억하며 매 순간 설명하지 말고 보여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그는 소심하다.” 가 아니고,

“그는 다른 사람들에게 먼저 말을 걸어본 적이 없다.”

이렇게 말이죠.^^


소설에 대한 반응이 별로 좋지 않으면 접을까?

내가 재밌으니 끝까지 쓸까?


잘 모르겠습니다.

일단은 계속 쓰고 싶어요. 저도 제 한계에 도전해보고 싶거든요.^^


여러분은 소설과 에세이 중, 어느 글을 더 좋아하시나요?



요즘 읽고 있는 책은 소설이 아닌 인문학 책이에요. 그런데 너무 재미있습니다. 바로 “퇴근길 인문학 수업”인데요.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인간 사회에 필요한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써 놓은 책입니다.

저처럼 인문학을 잘 모르는 초보자에게 딱인 책이에요. 추천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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