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어려울 때 도와주는 친구가 진짜 친구.
인도의 확진자 수가 무섭게 증가하고 있다. 14일이면 전국 럭 다운이 끝나는 날이지만 다들 기대는 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확진자가 나온 지역과 아파트 전체를 봉쇄하는 고강도의 정책이 시작되었다. 다행히 필자가 사는 지역은 확진자가 아직 나오지 않았기에 완전 봉쇄는 아니다. 하지만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기에 걱정되고 불안한 마음이다.
3월 중순, 전국 봉쇄령이 내려지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집 안에서 머무르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식료품이었다. 봉쇄 전 마트에서 계란과 고기, 야채를 사다 놓았지만, 2주가 지나니 먹을거리가 떨어져 갔다. 그때, 너무나도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뉴델리에서 작은 가게를 하시는 사장님께서 주문을 받아 배달을 해주시겠다는 것이었다.
일반인들은 외출하면 안 되지만, 필수직종 종사자[마트, 약국 등)들은 경찰서에서 프리패스를 발급받아 이동이 가능했다.
사장님은 발 빠르게 움직이셨다. 인도에 산지 20년이 넘으셨기에 누구보다 인도의 정서와 심리를 잘 알고 계셨다. 며칠 동안 긴 줄을 서서 프리패스를 받아 뉴델리, 구르가온, 노이다 지역의 한인들을 위해 배달을 준비하셨다.
그전에 하신 일은 바로, 고립된 지역에 사는 학생들에게 음식을 가져다주는 일이었다. 시내까지 나오지도 못하고 가족도 없는 학교 기숙사나 작은 숙소에사는 유학생들에게 음식을 가져다주신 것이다. 그리고 곧 각 가정의 주문이 이어졌고, 지역별로 나누어 배달이 시작되었다.
필자 역시 계란과 닭고기, 돼지고기, 라면 등. 필요한 식품을 주문해 굶지 않고 지낼 수 있었다.
사장님은 여기서 멈추지 않으셨다.
교민들이 선뜻 전달한 기부금과 이번 배달로 얻은 수익금을 이곳 인도 사람들을 위해 사용하기로 한 것이다.
한 교민에게서 받은 태극기를 트럭에 달고, 6 천인분의 음식을 만들어 하데르푸르라는 빈민지역으로 향하셨다. 이 지역엔 아직 확진자가 나오진 않았지만, 마스크 한 장만 쓰고 그곳으로 가셨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용기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다.
“나는 여기서 20년이나 살았으니까요. 이 나라에 감사한 게 많아요. 그리고 이때 우리 한국 사람들이 진정한 친구라는 것을 보여줘야죠.”
“빈민들이 먹을 게 없어 굶어 죽게 생겼는데 코로나 바이러스 신경이나 쓰겠어요?”
필자를 포함한 대부분의 교민들이 집안에 머물며 코로나 바이러스가 사라지길 기다릴 때 사장님은 몸으로 움직이시며 직접 발로 뛰고 계신다. 교민들을 먹이고, 인도인들을 먹이고 계신다.
이 분의 헌신은 우리 인도 교민들에게 큰 울림이 되었다. 그리고 인도 땅에 한국인의 품격이 널리 널리 알려지기를 희망한다.
드디어 내일은 2차로 주문한 돼지고기와 닭고기, 파김치를 받는 날이다. 사장님 덕분에 굶지 않고 지낼 수 있음에 정말 감사하다.
뉴델리 도토리 식당 사장님,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당신으로 인해 한국인의 품격이 한층 올라갔어요.
국뽕이라고 하시지만, 이건 진정한 나라 사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