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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량 Jan 15. 2019

비주류들의 모임, potluck dinner party

프렌치스쿨의 minority, 아시아 사람들

뭄바이 프렌치스쿨 대부분의 학생들은 프랑스 사람이다. 그리고 몇몇의 아시아 사람들이 있다. 소수의 아시아인 엄마들은 자석처럼 서로를 알아보았다. 그리고 친구가 되었다.

베트남 출신 민, 필리핀 출신 맬로디, 홍콩 출신 번번, 일본 출신 유까, 그리고 나까지, 이렇게 다섯 멤버는 뭄바이 생활에 필요한 것들, 어려운 점, 갖가지 사소한 것들을 공유한다. 친구들과 단체 카톡을 하듯이 우리는 그렇게 메신저로 수다를 떨곤 한다.

우리 각자 음식을 해서
함께 저녁 먹는거 어때?


누가 먼저 이 말을 꺼냈을까?

그런것은 중요하지 않았다. 그저 누군가의 저 말 한마디에 우리는 날짜를 잡고, 장소를 정해버렸다. 남편들의 의견은 중요하지 않았다. 우리가 하겠다면 따라야지~~


쏘냐, 김치좀 가져와.
너무 먹고싶어.



번번은 김치찌게가 먹고 싶다고 했고, 민은 잡채가 먹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뭄바이에서 김치는 금보다 귀한 것!!!!  배추 두 포기 사다가 담근 김치를 찌개에 소비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난 김밥과 잡채를 만들고 김치를 조금 담아 가기로 했다.



내가 만든 김밥

약속은 오후 5시였으나 오전부터 분주하게 김밥을 말았다. 다들 김밥을 무지하게 좋아하는 친구들 이기에(심지어 그녀들의 남편까지도) 김밥을 넉넉히 말아야 했다.

김밥, 잡채, 김치


그렇게 김밥과 잡채와 김치를 싸들고 우리의 파티 장소, 번번의 집으로 향했다.



다양한 아시아 음식

각자 준비해 온 음식을 테이블에 올려놓았다.

민은 베트남 라이스 페이퍼와 영국식 호박 파이를, 유까는 일본식 돼지고기 요리를, 번번은 프랑스식 토마토 요리와 머핀을 준비했다.

(필리핀 친구 멜로디는 안타깝게 다른 일정이 생겨 참석하지 못했다.)


번번과 민
비주류 아시안 친구들

민은 베트남 호치민이 친정이다. 키가 엄청 큰, 아일랜드 억양의 영국 남자와 결혼해 뭄바이에 산지 3년차 이다. 이런 저런 정보를 많이 가지고 있어서 나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다. 뭄바이에 살면서 베이킹을 배워 여러가지 화려한 케잌을 만들어내는 능력자이다. 민은 한국을 좋아한다. 한국 음식, 특히 김치와 삼겹살, 반찬종류를 좋아한다. 최근에 스즈키컵 축구경기에서 박항서 감독이 이끈 베트남 축구팀이 우승을 해 그녀의 한국 사랑은 더욱 커졌다.


번번은 홍콩 출신으로 호주 워킹홀리데이를 갔다가 프랑스 남자와 사랑에 빠졌다. 남편이 연하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그녀는 김밥과 김치찌게를 좋아한다. 특히 그녀의 아들, 다니엘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김밥이다.


유까는 일본출신으로 미국에서 인도 남자를 만나 결혼을 했다. 뭄바이 6년차이다. 그녀는 한국 드라마를 좋아한다. 드라마를 보며 맨날 울고 있다고 그녀의 남편이 놀려대며 말했다. 유까는 다른 일본 사람들과는 거의 교제를 하지 않는다. 아마도 일본 사회에서도 알게 모르게 질투의 말들이 있는 듯 하다.

(그녀의 남편은 유명한 인도 과자 회사의 사장님이다.)


(여기에 오진 못했지만) 멜로디는 필리핀 출신으로 두바이에서 프랑스 남자를 만나 결혼을 했다. 처음에 프렌치 스쿨에 아시안이 없어 너무 힘들었다고 한다. 멜로디와 내 인생 드라마 “도깨비” 이야기를  할 수 있어 행복했다.


그거 알아? 홍콩에 갔더니 다 코리안 스타일을 따라하고 있더라. 코리안 스타일 화장품, 코리안 스타일 옷, 코리안 음식, k-pop...
부자들은 주말에 잠깐 코리아로
쇼핑을 간대. 요즘 코리아가 대새야


다른 친구들은 한국 음식이 맛있고 한국 음악이 좋다고 칭찬을 했다. 요즘은 어딜가나 한국이 가장 인기있다고  했다. 뭔가 뿌듯함이 밀려왔다.


내가 입은 옷이 코리안 스타일이야.
그런데 나, 이 옷 여기서 샀어~






유쾌한 그녀들과의 유쾌한 식사, 유쾌한 대화가 좋았다. 지루했던 나의 일상에 뭔가 특별함이 더해진 듯한 느낌이었다.

우리는 다음 potluck dinner를 기약하며 그렇게 우리들만의 파티를 끝냈다.


주류들 사이에서 비주류로 살아가는 것. 힘들때도 있지만 즐거울 때도 있다.

그리고 이곳에서 그녀들을 만난건 가장 큰 행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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