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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량 Jul 06. 2020

다음이라는 말은 하지 말아요.

바람이 머무는 자리에서.


“자기는 어디로 여행 가고 싶어?”

그의 질문에 마음이 설레었다.


“나 유럽도 한 번도 안 가봤고, 동남아도 많이 안 가봤잖아. 해외 살면 뭐해. 맨날 집에만 있는데....

난 어디라도 가고 싶다. 집 말고 어디든.”


“그래도 딱 한 곳만 말해봐.

어디로 제일 가고 싶어?”


그가 다시 물었다.


어디가 좋을까?

딱 한 곳만 가야 한다면, 어디로 가야 할까?



사실, 해외 살이를 8년이나 했지만 여행을 많이 다녀보지 못했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집을 나서는 것이 그냥 힘들었다.  

큰아이는 차만 타면 멀미를 한다. 둘째는 시도 때도 없이 코피를 흘린다.

이 두 아이를 데리고 먼 여행을 가는 것은 큰 스트레스였다.


비용적인 문제도 있었다.

혼자 벌어 열심히 저축을 해야 했다.


아이들이 좀만 더 크면,

아이들에게 손이 덜 가면,

돈을 좀만 더 모으면,

시간적으로 여유가 생기면,

그땐 꼭 어디든지 가자고 약속했다.




아이들도 컸고,

여행 갈 수 있는 시간도 있고 돈도 있지만,

갈 수가 없다.


유럽여행은 꼭 한번 가자는 그 말,

인도 사막 투어는 꼭 한번 해보자는 말,

네팔에 다시 한번 다녀오자는 말,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었다.


베네치아 ©️goodness


“어? 베네치아네?”

“여기 알아?”

“응, 알지. 나 갔다 왔잖아.”

“언제????

“이탈리아 출장 갔을 때...”


아 그러고 보니, 그는 독일  출장도 다녀왔고, 이탈리아도, 바티칸도 다녀왔구나..... 그랬구나.....


어디로든 가고 싶어서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곳의 사진을 보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여행을 엄청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아예 못 가게 되니

엄청나게 가고 싶다.


파리 from parirazzi . drawing by goodness.


“파리도 가고 싶고, 베트남도 가고 싶고, 조지아도 가보고 싶고.....”


“그래. 다음에 꼭 가자.”

.

.

.


“다음엔....... 정말......... 갈 수 있을까?”



펜으로 떠나는  파리 그림 여행은

영상으로도 볼 수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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