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의 온라인 쇼핑

코로나 시대에 인도 사는 가족 이야기

by 선량


럭 다운이 끝나고 아마존 온라인 쇼핑이 가능해졌을 때, 내가 가장 먼저 주문한 것은 스케치북과 펜이었다. 사고 싶은 건 굉장히 많았지만, 오랜만에 온라인으로 상품을 고르려니, 고르지 못하겠더라…..



그전부터 온라인 쇼핑을 잘하는 편이었다. 옷도 온라인으로 사고, 신발도 온라인으로 산다.

나처럼 소심한 사람은 쇼핑몰에서 직접 입어보고 사는 것보다 눈으로 보고 사는 온라인 쇼핑이 더 마음 편하다.


인도 쇼핑몰에는 매장 직원이 엄청 많다. 한 사람에 한 명씩 따라붙어서 “도와줄까? 뭐가 필요해?”라고 자꾸 물어본다. 인구가 많고 인건비가 싼 건 알겠지만, 손님도 별로 없는 매장에 여러 명의 직원이 일제히 나를 쳐다보고 있으면, 물건을 고를 수가 없다.



아마존 인디아 온라인 쇼핑은 이용하기에 매우 편리하다. 결제하나 하기 위해 이것저것 설치할 필요도 없고, 공인인증서도 필요 없다. 카드만 등록해 놓고, OTP (one time password) 번호만 잘 입력하면 된다.



몇 달 동안 외출을 하지 않으니 자연스럽게 옷도 대충 입고 살았다. 남편 역시 계속 재택근무를 했기에 외출복이 특별히 필요하지 않았다.

그런데 남편의 출근 날이 조금씩 다가오고 있었다. 아직 뉴델리의 확진자가 많기 때문에 매일 출근은 어렵지만,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출근을 해야 했다. 그런데, 입을 옷이 없는 것이다. 옷장 속에 잠자고 있던 옷들은 이미 후줄근해져 버렸다.


다른 사람들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남편 옷을 사주지 않는다. 함께 쇼핑을 가더라도 남편은 직접 본인 옷을 산다. 자기만의 기준이 확실해서 아무리 괜찮다고 말 해도 그 기준에 부합하지 않으면 사지 않는다.



그가 어느 날부터 아마존 쇼핑몰에 자주 들어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며칠 후부터 택배가 계속 날아왔다. 반바지, 티셔츠, 츄리닝 바지, 운동화……. 온라인 쇼핑을 자주 하지 않던 사람이 한 번에 폭풍 쇼핑을 했었나 보다.

공원에 입고 가려고 산 츄리닝 바지는 생각보다 너무 두꺼웠다. 더워서 입을 수가 없다고 했다. 운동화는 그나마 괜찮았는데, 자꾸 신발 안으로 모래가 들어온다고 한다.


어느 날, 엄청나게 큰 택배가 하나 도착했다. 큰 박스 안에는 자전거가 들어 있었다. 본인의 취미생활을 위해 자전거를 주문한 것이었다…….


남편을 처음 만난 곳은 네팔이었다. 주말마다 함께 자전거를 타고 카트만두 변두리를 돌아다녔다. 그땐 나도 자전거를 꽤나 잘 탔었다. 자전거를 타고 산길을 오르고, 큰 대로변을 달리기도 했다. 그런데 지금은 자전거 타기가 무서워졌다. 두 아이의 엄마가 된 후로 겁만 더 늘어난 모양이다.



집에서 일하다 힘들어지면 틈틈이 밖에 나가 자전거를 타는 남편은 피부가 까맣게 타버렸다. 모르는 사람은 혼자 바닷가에 휴가라도 다녀왔다고 생각할 듯싶다.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여름휴가도 없고, 한국행도 무산되었다.

이 시간들이 몹시 지루하고 힘들지만, 지출이 많이 줄어 통장 잔고가 늘었다.

역시 최고의 재테크는 지출을 하지 않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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