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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량 Sep 10. 2020

뾰족한 내 마음을 지켜주는 패턴-Knightspeek

선을 긋다, 마음을 잇다.


뉴델리 프랑스 학교의 새 학기가 시작되었다. 다른 학교와 다르게 9월에 새 학년이 시작되는데, 큰 아이는 3학년 과정, 둘째는 2학년 과정에 들어가게 되었다


멈출 줄 모르는 인도의 코로나 신규 감염자는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다. 며칠 전에는 브라질을 따라잡아 공식적으로 세계 2위가 되었다. 새 학기가 되면 학교에 가서 친구도 만나고 공부도 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는 처참히 무너졌다.


학기가 시작되기 며칠 전부터 선생님들은 온라인 수업의 링크를 보내고, 구글 클래스룸에는 공부할 자료와 과제가 잔뜩 올라왔다. 문제는 둘째 아이의 선생님이 영어를 전혀 못한다는 것이었다. 나 역시 영어를 잘하는 편은 아니지만, 프랑스어를 아예 못하니 영어로 의사소통을 해야만 했다. 선생님께 영어로 보내달라고 부탁했으나, 본인도 영어를 못해 구글 번역기를 사용한다는 대답만 돌아왔다. 어쩔 수 없이, 매일매일 번역기를 돌려 숙제를 해내고 있다.



 두 아이의 수업이 번갈아 있다 보니 수업 준비를 번갈아 해주어야 한다. 수업이 끝나면 그날의 과제를 확인하고 번역한 다음 아이와 함께 해내야 한다. 중간중간 집안 일과, 점심 준비와, 간식 준비까지. 엄마의 일은 끝날 줄 몰랐다.  재택근무 중인 남편은 하루 종일 온라인으로 회의를 하면서 일을 하느라 녹초가 되어있다.



마음이 조금씩 뾰족해지기 시작했다.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 아이들에게 화가 나고, 일만 하고 있는 남편에게 짜증이 났다. 나도 엉덩이 붙이고 앉아서 조용히 글 쓰고 그림 그리고 싶은데, 그럴 수가 없다. 겨우겨우 아이들 수업이 끝난 후, 게임을 하며 놀 때, 나도 그 옆에 앉아 잠시 그림을 그릴 수 있었다  


스트레스가 심해지니 마음뿐만 아니라 말까지 뾰족해졌다. 남편의 말에 뾰족하게 대답을 하고, 일찍 자지 않는 아이들에게 뾰족하게 잔소리를 해댔다.


그때 문득, 뾰족한 Knightspeek패턴이 생각났다.



처음 이 패턴을 연습할 때, 제대로 선을 긋지 못해 속상했다. 다른 사람이 할 때는 쉬워 보였는데, 내가 막상 따라 하려니 계속 실수를 했다. 몇 번이나 실수하며 연습을 한 후에야 겨우 완성할 수 있었다.



Knights는 중세시대의 기사를 의미한다.

Knightspeek 패턴을 자세히 보면 기사들이 사용하던 방패를 닮았다  이 패턴은 바로, 기사를 상징하는 것이 아닐까?

Knightspeek 패턴 그리기




오랜만에 knightspeek 패턴을 그리며 뾰족해진 내 마음을 다시 동그랗게 만들어 보았다. 뾰족뾰족한 내 마음을 표현도 하지 못한 채 움켜쥐고만 있었다면, 아직까지도 스트레스 때문에 힘겨운 일상을 보냈을 것이다.

뾰족한 패턴을 그리며 뾰족한 내 마음을 거기에 투영하니, 힘겨웠던 마음이 스르르 풀리게 되었다.


여러 가지 환경으로 마음이 뾰족해졌다면, 내 마음을 지켜주는 패턴, Knightspeek 패턴을 그려보길 바란다. 하지만 선이 삐뚤어졌다고 스트레스받지 않길 바란다. 조금 삐뚤한 선도 완성 후에 다시 보면, 나름대로 멋지게 보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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