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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량 Sep 28. 2020

2. 완벽할 필요는 없습니다.

1장. 평범한 일상 속 행복찾기

 드디어 오늘, 새벽 5시에 일어났습니다. 밤에 잘 때 마다 새벽에 일어나야지, 하며 잠들지만 매번 늦잠을 잤어요. 그렇다고 9시,10시까지 자는 건 아니고요, 6시에서 7시 사이에 일어나긴 하지만, 그게 꼭 늦잠처럼 느껴졌어요.

  아침시간은 하루 중 다른 때보다 더 짧게 느껴집니다. 금방 해가 뜨고 금방 오전이 되어 버려요. 그러면 마음이 분주해지죠. 아침 준비도 해야 하고, 아이들도 깨워야 하고, 거실 정리도 해야 하고, 아이들 온라인 수업 준비도 해야 하고요. 그래서 되도록이면 더 일찍 일어나고 싶은데 마음처럼 쉽지가 않더군요. 

  SNS를 보면요, 다들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5시 기상은 기본이고 4시에 일어나 책을 읽고 모닝 페이지를 쓰는 분들이 많습니다. 일어나자 마자 저처럼 핸드폰을 보고 허튼 짓거리를 하지도 않아요. 한 두 사람이 그런 게 아니라 정말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열심히 살고 있어요. 

저도 아침에 뭘 하긴 합니다.  글도 주로 아침시간에 쓰고 있어요. 유일하게 방해받지 않고 글을 쓸 수 있는 시간이 아이들이 아직 자고 있는 그 시간이거든요. 

오늘은 왠일로 5시에 일어났습니다. 일어나자 마자 글을 쓴 건 아니었어요. 핸드폰을 켜고 SNS를 한바퀴 뛰었어요. 요즘 SNS에 중독되었거든요. 책 홍보와 글쓰기라는 명백한 핑계를 장착하고 당당하게 SNS속을 돌아다닙니다. 그러다 또 열심히 살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와…. 대단하다. 감탄사를 난발합니다.

 “와~”라는 감탄사에는 여러가지 의미가 함축되어 있어서 그 한마디로도 의미가 전달되곤 합니다. 그래서 SNS 댓글에 와~ + 하트 이모티콘”을 자주 남기고 있어요. 너무 올드 한가요? 가끔은 올드한 표현이 더 담백할 때가 있으니, 저는 그냥 담백하다고 생각할래요. 


 사실, 저는 마음먹은 것을 바로 실천하는 그런 사람이 아니에요. 항상 후회를 안고 살죠. 좀 더 일찍 일어났어야 했는데, 그걸 샀어야 했는데, 그런 말은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그건 꼭 했어야 했는데……. 후회는 해도해도 끝이 없어요. 

후회 없는 삶을 살자고 다짐한 건, 3년전이었습니다. 마흔을 앞두고 그런 다짐을 했죠. 후회 없는 마흔을 살자고요. 그렇게 살았냐고요? 절반 정도는 성공한 것 같네요. 3년 전에 글쓰기를 시작해서 1년 넘게 열심히 글을 쓰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글쓰기 외의 분야에서는 아니에요. 후회 안 되는 게 없을 정도예요. 하다못해 바로 어제 일도 후회가 되는 걸요.  후회 없는 삶을 살자고 다짐한 게 잘못인 것 같아요. 어떻게 그렇게 살겠어요? 일어난 지 한시간 반 밖에 안 되었는데, 졸린 건 왜 그럴까요? 일찍 일어난 게 갑자기 후회가 됩니다. 아무래도 오늘 하루 종일 하품하며 졸게 생겼네요.


  마음먹었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거나 생각했던 데로 되지 않으면 후회를 하죠. 전 꼭 그게 나쁘게 생각되지 않아요. 후회가 없다면 발전도 없을 테니까요. 오늘의 경험이 내일의 교훈이 될 테니까요. 

가끔 이런 생각이 듭니다. 내가 너무 완벽하지 않아서 참 좋다고요. 실수하고, 후회하고, 넘어지고, 다시 일어나고. 이런 제 모습이 참 인간적으로 느껴질 때가 있어요. 좀 웃긴가요?  

전 자기계발서를 잘 읽지 않는데요, 동기부여는 되지만 그러고 말거든요. 행동이 따라주질 않아요. 자기계발서 읽고 실천하는 사람들이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저도 여러 번 시도해 봤는데요, 안되더라고요. 오히려 내 자신에게 실망하고, 자책하게 되더라고요. 

미라클 모닝을 하지 않아도 자기계발 하지 않아도, 부동산 하지 않아도, 주식투자 하지 않아도, 완벽하지 않아도 그냥 이렇게 살려고요. 남들이 하는 거 따라하지 않고, 그냥 내 방식대로 살자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마음먹으니 오히려 편해졌습니다. 스트레스도 덜 받고요. 

  누군가 저에게 물었어요. 아이들과 남편이 온종일 집에 함께 있으면 정말 바쁠 텐대, 언제 글을 쓰고, 언제 그림을 그리냐고요. 

저희 집에서 제 공간은 없습니다. 제가 거실에 있으면 아이들도 거실에서 놀고, 방으로 들어가면 방으로 따라 들어와요. 그래서 그냥, 저도 마음을 비웠어요. 아이들이 게임할 때 그 옆에서 글을 쓰기도 하고, 아이들이 온라인 수업할 때, 맞은편에서 그림을 그리기도 합니다. 두 아이가 인형놀이 할 때, 그 옆에서 글을 쓰고, 이렇게 아이들이 자고 있을 때 글을 씁니다. 대신, 집안일을 완벽하게 하지 않아요. 설거지도 몰아서 하고, 청소도 대충 빗자루로 쓸고 있어요. 어제는 안방 책장을 봤는데 먼지가 소복이 쌓여 있더군요. 또 반성을 하면서 걸레를 들고 여기저기 닦고 다녔습니다. 아마 제 눈에 띄지 않은 곳은 여전히 먼지가 쌓여 있겠죠. 


좀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지 않을까요? 생명에 지장만 없다면요.

그런데, 글을 쓸 땐 좀 완벽해지고 싶어요. 워낙 성격이 허술하다 보니, 글에도 허술함이 많이 묻어나더군요. 오타도 많고, 띄어쓰기를 잘 못한 것도 많고……. 왜 본인이 쓴 글의 오타는 잘 보이지 않는 걸까요? 마치 내 얼굴에 붙은 밥알이 보이지 않는 것 처럼요. 


전 많이 허술합니다. 완벽하지 않고요, 실수를 많이 해요. 그런데 그게 싫지 않아요. 내가 실수를 해봤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실수도 이해할 수 있으니까요. 내가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남편의 허술함을 눈감아 주기도 하고요. 

허술한 우리, 실수하는 우리, 완벽하지 않은 우리, 더 이상 자신을 탓하지 맙시다. 이런 사람들 덕분에 세상이 좀 더 편안하게 돌아가는 거라고 생각하자고요.



 

illusted by goodness

미라클 모닝은 실패했지만, 자책하지 않기로 했다. 

미라클 모닝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로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다. 

세상이 말하는 성공의 조건은, 그들의 것일 뿐.

나는 오늘도 성공대신 행복을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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