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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량 Dec 31. 2020

7. 열정의 꽃, 부겐빌레아

뜨거운 온기를 뚫고 피어나는 열정


인도에 산지 3년째가 되었다.

이제 무더운 이곳의 날씨도,

자주 끊어지는 인터넷 사정도,

아침이면 피어오르는  냄새도 익숙해졌다.



인도 사람들은 꽃을 좋아한다. 집집마다 꽃과 식물을 키우고, 정원사를 따로 고용해 옥상이나 정원에 화단을 가꾼다. 담벼락에 화려한 꽃과 나무를 심고, 사시사철 꽃이 끊이지 않는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이 보이는 꽃이 바로 부겐빌레아이다.


 


부겐벨리아 @goodness


부겐빌레아는 아열대 지방에서 자라는 꽃으로 추운 겨울을 제외한 계절에 꽃을 피운다. 인도는 일 년 중 추운 날이 두 달 정도뿐이기 때문에 일 년  내내 이 꽃을 볼 수 있다. 색깔도 매우 다양하다. 분홍색이 가장 일반적이지만, 흰색, 빨간색, 주황색 등 다양한 색깔의 꽃을 피운다.


 

열정의 꽃 @goodness



그런데 사실, 이 화려한 잎은 꽃잎이 아닌 포엽이다. 꽃을 감싸고 있는 이파리인데, 진짜 꽃은 이 화려한 포엽 안에 쌓여있다.

포엽을 자세히 보면 종이처럼 얇고, 비단처럼 곱다. 그래서 paper flower라고도 불린다.


포엽을 들추고 안을 들여다보면 보잘것없는 모양의 진짜 꽃을   있다. 흰색의  대롱처럼 생긴 꽃이다. 부겐빌레아는 꽃이 화려하지 않기 때문에 일부러 화려한 포엽이라는 옷을 입은 것처럼 보인다. 그것으로 벌이나 나비를 유혹하는 것이다.


 열정의 꽃 부겐빌레아는 뜨거운 태양 아래서도 시들지 않는다. 오히려 열정을 불태우듯 화려한 모습을 피우고 미련 없이 땅으로 떨어진다. 땅에 떨어진 꽃 또한 꽃비처럼 예쁘다.





작년 가을날, 친구와 함께 부겐빌레아 공원에 다녀왔다. 공원 가득 화려한 꽃이 피어있었다. 여기저기 떨어진 꽃을 손 위에 올려도 보고, 꽃이 가득 피어있는 가지를 들고 사진도 찍었다. 한 번 더 꼭 오자고 약속했는데, 코로나 때문에 그 약속은 지키지 못했다.





올해의 마지막 날이 되었다. 부겐빌레아 꽃을 그리며 1 동안 열정을 다해 살았던 나를 토닥였다.

나에겐 화려한 포엽 같은 배경은 없지만, 꾸준함은 있으니, 다음 해에도 지치지 말고 꾸준히 쓰고 그리는 사람이 되자고 약속했다.




부겐벨리아 @ goodness




열정의 꽃을  위에 올리고 움켜잡았다.  꽃의 열정이 나에게도 전해지기를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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