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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량 Jan 25. 2021

6. 행복 or 행운, 토끼풀

행운을 찾기 위해 짓밟힌 행복


학창 시절, 초록 초록한 풀밭에 주저앉아 눈을 동그랗게 뜨고 풀 사이를 손으로 헤집어본 경험이 있는지?

겨우 찾아낸 네 잎 클로버를 한 손에 들고 환한 미소를 지어본 적 있는지?


코팅 지가 흔하지 않았던 시절, 투명 유리 테이프를 반듯하게 잘라 네 잎 클로버 앞 뒤로 붙인 뒤, 다이어리 사이에 껴 놓았었다. 아니, 짝사랑하던 그에게 무심한 듯 쓴 손 편지와 함께 보냈던가?

지금은 어디로 갔는지도 모르는 네 잎 클로버는 행복한 추억만 남겨 놓았다.




가만히 눈을 감으면 어린 시절의 내 모습과 친구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시골 학교에는 나무와 풀이 많았다. 운동장에 잡초가 자라면 전교생이 나가 잡초 제거를 해야 했다. 운동장을 벗어나면 큰 나무들이 우거져 있었는데, 그 아래엔 여러 풀이 자라고 있었다. 질경이 풀로 재기를 만들어 제기차기를 하고, 큰 나무에서 떨어진 새 똥처럼 생긴 버찌를 찾아 입안에 쏙 넣기도 했다. 검붉을수록 단맛이 났는데, 조금 덜 읽은 열매는 너무 새콤해 코끝을 찡하게 만들었다.

한쪽에는 토끼풀이 자라고 있었는데, 여자 친구들끼리 바닥에 주저앉아 토끼풀과 꽃으로 화환을 만들었다. 남자아이들은 지나가는 개미를 잡거나 공을 차거나 그냥 시끄럽게 떠들었다.

아담하지만 소란한 학교의 모습과 친구들의 모습이 너무 선명하게 다가와 그리움이 진해질 때 즘, 눈을 떴다.

 앞엔 언제 이렇게 커버렸는지, 새삼스러운  아이가 시끄럽게 떠들고 있다.









  클로버를 찾으려고 얼마나 많은   클로버를 헤집었는지 모르겠다.

겨우 찾아낸 행운의   클로버를 소중한  간직했지만, 세월이 호른만큼  의미도, 존재도 사라져 버렸다.


  클로버의 의미는 행운이고, 토끼풀의 꽃말은 행복이다.


 눈앞의 토끼 같은 아이들이 결국 행복이요, 가장  행운이라는 것을 되새긴다.


언제까지나 사소한 행복만 좇으며   없지만,

오늘 하루만큼은 

언제 올지 모르는 행운보다 

이미 존재하는 행복을 바라보 

머물고 싶다고 생각했다.


        

누군가는 인도에서 살고 있는 내가 부럽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다른 누군가를 부러워한다.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은 미미해 보이기만 하고, 

행복이라는 개념도 너무 주관적이어서 

지금 내가 행복한지 아닌지 따질 수가 없다.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객관적인 지표를 체크하면서 

그제서야 내가 가지고 있는 유무형의 것들이 거져 오는 것이 아님을 느낀다.


나보다  많이 가진 자와 비교만 하지 않는다면, 

조금  행복할 지도 모르겠다. 

결국 불행은 행운을 거머쥐기위해 짓밟은 

세잎 클로버만큼 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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