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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량 Mar 08. 2021

16. 봄을 알리는 꽃, 히아신스

천천히, 꾸준히 피어나는 꽃

코로나로 모든 것이 멈추었을 , 아이들의 학교도 멈추었다. 인도의 코로나 확진자 수가 세계 3위까지 되었다. 우리가 살고 있는 뉴델리 확진자가 날마다 5  이상이 되면서  밖으로  발짝도 나가지 않는 삶을 지속했다.


웅크린 폐쇄의 시간을 8개월 정도 보낸 , 지난해 11월부터 학교가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다. 인도에서 최초로 문을  학교였다. 


학교를 보내도 되는지, 과연 괜찮을지...

오만가지 걱정거리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하지만 학교를  가니 엉망이  학습 또한 따라갈  없게 길게 늘어져 버렸다. 하는  없이 기도하며 등교를 시작했다.


다행히도 3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아이들은 무탈하게 학교를 다니고 있다. 

 사이 아이들에게는 좋아하는 친구가 생겼고 베프가 생겼다. 물의 순환에 대해 배우고 전기에 대해서도 배웠다. 그리고 자연과 환경오염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보는 시간도 가졌다. 



식물의 생애에 대해 배우던 어느 , 둘째 아이의 반에서 양파처럼 생긴 구근을 물에 담가 놓기 시작했다. 못생기고 투박한 뿌리에서 어떤 식물이 나올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2 지나니 구근에서 가는 뿌리가 나왔다.  뿌리는 점차 길어지고 풍성해졌다. 담가 두었던 생수병이 좁아보이기 시작할 때, 보금자리를 흙으로 옮겼다.



아이들은 자신의 것에 열심히 물을 었다. 



가장 먼저 꽃을 피운 것은 아비가일이라는 아이의 것이었다. 분홍색의 작은 꽃들이 앙증맞게 피어 진한 향기를 풍겼다. 그때서야  꽃의 이름을 알았다. 바로 히아신스였다.




이 꽃과 관련된 슬픈 신화가 하나 있다.

히아킨토스라는 매우 아름다운 소년이 있었다. 그 소년의 아름다움에 반한 아폴론 신은 매일같이 그 소년을 찾아갔고 항상 함께 놀았다. 그 모습을 질투한 신이 있었다. 바로 바람의 신 제피로스이다. 어느 날, 아폴론과 히아킨토스가 원반 던지기 놀이를 하고 있었다. 제피로스는 그들을 놀려주려고 아폴론이 원반을 던졌을 때 바람을 후~ 불었고, 원반은 히아킨토스의 머리로 날아가 부딪혔다. 결국 히아킨토스는 피를 흘리며 죽고 말았고, 히아신스 꽃이 되었다.


슬픈 신화 때문일까? 꽃의 진한 향기와 아름다움이 왠지 처연하게 느껴졌다.




“엄마, 내 꽃은 아직도 안 폈어. 이제 꽃망울만 생겼어. 내 건 언제 필까? 아비가일 것은 뿌리가 많더니 꽃도 일찍 폈어. 뿌리가 잘 자라야 꽃도 잘 피나 봐.”

이제 겨우 꽃망울을 머금고 있는 아이의 히아신스를 한참 바라보았다.

“조금 천천히 펴도 괜찮아. 빨리 꽃이 피면 빨리 져버리잖아.”


나 역시 아이의 히아신스처럼 천천히, 하지만 꾸준히 피는 꽃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히아신스 꽃향기는 매우 진하다. 그게 꼭 봄을 불러오는 향기 같았다.

천천히 피어나는  꽃처럼,

진한 봄의 향기처럼

우리의 삶에도 이제 그만 봄이오기를 진심으로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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