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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량 May 03. 2021

그럼에도 불구하고

뉴델리 가족 이야기

온라인 공동체로 알게 된 선생님과 카톡으로 대화를 하는 중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신 쓸 수 있는 말이 뭘까요?”

“음... 뭘까요???”

“‘그런데도’라고 쓸 수 있다고 해요.”

“아... 그렇군요...”


그녀와 대화를 끝낸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접속사가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데도.... 그렇지만,,, 하지만... 그렇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비슷비슷한 접속사를  아무리 떠올려봐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신할 표현이 생각나지 않는다.   간절하고,   극적인 표현 없을까??





바깥출입을 중단한 지 3주가 되어간다.

다행히도 우리 가족은 여전히 안녕하다.

아이들과 남편은 해가 지면 옥상으로 올라가 뛰고 내려온다.

아이들이 옥상에 올라간 시간에 비로소 나는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다.


날이 많이 더워졌지만, 확진자 수는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18세 이상 백신 접종이 시작되었으니, 약간의 희망을 걸어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일을 묵묵히 하는 사람들이 있다.


매일 아침 찾아오는 쓰레기 수거 아저씨,

무더운 날씨에 공사 중인 수로 공사 아저씨,

배달 물품이나 택배를 받아주는 우리 건물 경비 아저씨,

럭다운되어 외출을 하지 못하는 한인들을 위해 배달을 해주는 한인마트 사람들,

 

뉴델리 모습



코로나 최대 확진자,

무더운 날씨,

코로나 팬데믹 럭다운,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자의 위치에서 묵묵히 일하는 사람들이 있기에 우리는 오늘도 집안에 웅크리고 앉아 안전하게 살아간다.

뉴델리, 우리동네




나 역시

코로나로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한다.


오랜 고민 끝에 시작한 온라인 글방이 이번 주면 끝난다. 한 달 동안 함께 글을 쓰고 읽고 나누면서 글방 식구들과 글과 삶으로 연결되었다.

갑자기 심해진 코로나로 마음이 어렵고, 정신이 혼미해질 뻔했는데,

해야 할 일이 있었기 때문에 마음을 금방 추스를 수 있었다.

힘든 환경에 집중하는 대신,

글과 사람에 집중하니

약해진 마음이 단단해졌다.




뉴델리에 살고 있다.

가장 심한 코로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외출도 하지 못하고 사람도 만나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신해   있는 접속사는  

찾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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