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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량 Jul 24. 2021

글쓰기의 동기부여는 무엇으로 할 것인가?

브런치 글쓰기 동기부여를 위하여

"작가님의 꾸준함이 재능으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 
그렇게 쌓인 글은 책으로 탄생하기도 합니다. 
작가님의 시선이 담긴 이야기를 자주 들려주세요 :)"




브런치 알림이 울려서 들어가 보니 이런 문구가 남아 있었다. 

날짜를 세어보니.... 브런치에 글을 발행하지 않은지 3주째. 

브런치에 이런 기능이 있는지 이번에 처음 알았다. 그동안에는 매일매일,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은 글을 썼었으니 장기간 쓰지 않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알지 못했다. 

 



브런치를 처음 시작한 것이 2018년. 

약 3년 동안 참 많이도 쓰며 살았다. 처음엔 쓸 말이 너무나 많아서 넘치도록 썼고, 기획 출간 한 번과 독립 출간 두 번을 하고 나니, 이제 무엇을 써야 할지 막막했다. 

그저 일상을 쓰는 일은 일기처럼 느껴졌고, sns에 가볍게 쓰는 건 부담이 없었지만 브런치에 일기 같은 글을 쓰고 싶진 않았기 때문이었다. 

더욱이 과거에 썼던 글들을 읽어보면 부끄러웠기에, 더 이상 부끄러운 글을 쓰고 싶진 않았다. 



내 sns에는 "꾸준함을 믿어요"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꾸준함은 특별히 내세울 것 없는 전업주부인 내가 그나마 내세울 수 있는 용기에 가깝다. 

꾸준함으로 재능을 이기기 위해 무던히 애를 쓰며 살았다. 그 시작이 브런치였다.  쓰고 쓰고 또 쓰는 동안 쓰는 속도는 점점 더 빨라졌고, 이렇게 저렇게 글의 형태를 갖추는 방법도 알게 되었다. 

하지만 거기서 한 걸음 나아가는 것이 힘들었다. 뭐가 문제일까? 

쓰기 3년 차가 넘어가자 내 글에 대한 조회수나 좋아요 개수는 더 이상 동기부여가 되지 않았다. 



브런치 말고 다른 일들을 찾기 시작했다. 


인스타그램을 열심히 하면 할수록 나를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더 생긴다. 브런치 독자와는 또 다른 관계인 찐인친은 잠재적인 내 책의 독자라고 간주하게 되었다. 찐인친이 되기 위해서는 나만의 콘텐츠가 필요하고, 도움이 되는 피드를 만들어야 한다. 


나는 글 멘토로 퍼스널 브랜딩을 시작했다. 글 멘토라 함은 사람들에게 글을 좀 써보라고 들쑤시는 사람을 말하는데, sns에 올라오는 짧은 글을 읽고 "당신은 꼭 글을 써야 합니다!"라고 말하고 다녔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어디서 어떻게 써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고, 글을 쓰는 것을 매우 어려워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게다가 브런치에 글을 쓰기 위해서는 "브런치 작가"에 합격을 해야 한다. "브런치 작가"가 되기 위한 수업도 있고, 여러 번 떨어진 사람들도 있으니, 그 문턱이 결코 낮다고 할 수 없다. 


그래서 기획한 것이 "인스타 친구들"이라는 웹 매거진이다. 


인스타 친구들 웹 매거진  [기획/선량, 교정교열/지영, 디자인/읽는 인간]


인스타 친구들 웹 매거진은 나를 포함한 세 명의 브런치 작가가 모여서 만든 웹진으로, 인스타그램에서 원고를 모집하고, 편집과 교정교열을 하고, 디자인까지 한 후 인스타그램에서 구독자를 모아 발행했다. 약 백명의 구독자의 이메일로 무료 발행을 했으며, 구독자 게시판을 통해 피드백도 꼼꼼히 확인했다. 


구독자는 약 백 명 정도였지만, 일반 사람들에게 글쓰기에 대한 동기부여를 줄 수 있었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는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슬로리딩클럽 2기 문집 


읽고 쓰는 삶을 위해 슬로우리딩클럽을 시작했다. 

하루에 한 챕터씩 천천히 읽고 필사하고 단상을 쓰는 슬로우리딩은 쉬운 것 같지만, 결코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 

하지만 천천히 읽고 책 속의 문장을 바탕으로 내 삶을 쓰는 일은, 

내 삶을 돌아보고 현재에 감사하며, 미래를 생각해보는 좋은 시간이 되었다. 


지금까지 슬로우리딩클럽 2기를 끝냈으며, 두 권의 문집이 나왔다. 














유료 에세이 뉴스레터를 시작했다. 

우연히 알게 된 뉴스레터 플랫폼 글리버리는 구독자의 이메일로 글을 발행하는 형식이다. 브런치와 비슷하지만, 조회수나 구독자 수, 댓글 기능이 전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며, 유료 구독자와 무료 구독자를 구분해서 글을 발행할 수 있다. 

아직은 신생 플렛폼이기에 이용하는 사람이 많진 않지만, 그렇기 때문에 한번 도전해 보고 싶었다. 


이슬아 작가님의 "일간 이슬아"를 여러 번 구독하면서 뉴스레터에 대한 관심은 많았지만, 선뜻하지 못했었다. 

하지만 글리버리 덕분에 유료 구독자를 모으고 용기를 내어 글을 발행할 수 있었다. 


아직 구독자 수는 미미하지만, 정해 놓은 발행일에 맞춰 마감을 지키며 쓰고 있으니 쓰기에 큰 동기부여가 되어주었다. 



글과 삶과 사람, 유머를 사랑하는 선량한 편지 (glivery.co.kr)




브런치에는 글을 쓰지 못했지만, 다양한 곳에서 다양한 글을 쓰고 있는 중이다. 

브런치에 글을 쓰지 않는다고 해서 브런치를 떠난 것은 아니며, 꾸준함을 잃은 것도 아니다. 

브런치에 글을 쓸 수 있는 동기부여가 필요하다는 것을 이번에 알게 되었다. 

그건 새로운 경험이 될 수도 있고, 돈이 될 수도 있고, 출판사 계약이 될 수도 있겠다. 


이것도 저것도 모두 어려우니, 내가 스스로 동기를 만들어서라도 쓰는 삶을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이런저런 쓰기의 나날을 보내는 동안 인도의 삶을 정리하고 잠시 한국에 들어왔다.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경험을 하며 새로운 글감을 찾아 새로운 글을 쓸 날들을 고대하며,




나는 오늘도 

인스타그램에,

네이버 블로그에, 

글리버리에, 

슬로우리딩 노트에,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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