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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량 Jan 30. 2019

뭄바이에서 먹고 사는 일!!

의, 식, 주, 그중에 제일 힘든 것!!!


인도에는 한국사람들이 정말 많이 산다.

하지만 뭄바이에는 많지 않다. 한인이 많아서 좋은점은,  그런곳에는 으래 한인마트와 한인식당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뭄바이, 바로 이곳에는 그런게 부족하다.

그 이유는, 뭄바이에 사는 한인들은 대부분 주재원으로 오기 때문이다. 그래서 3~4년마다 귀국을 하게 된다. 적응할만 하면 귀국을 하게 되고, 다시 새로운 사람들이 와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게된다.


그래서 뭄바이에는 교민이 거의 없다고 한다. 지난주에도 한인교회에서 세 가정과 이별을 했다. 그리고 아마 새로운 사람들이 오겠지.......


인도 음식을 즐겨먹는 사람들이라면 어디든 가서 외식을 하겠지만 우리집 남자처럼 인도 음식을 즐겨하지 않는다면, 평일에 외식하기는 하늘에 별따기이다. 우리는 남편이 쉬는 주말에만 한인식당이나 부페식당에서 외식을 한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평일에는 꼭 밥을 해야하는데, 식재료가 넉넉하지 않기에 여간 힘든게 아니다. 그래서 해운 관련 회사나, 누구나 알아주는 대기업들은 식재료를 한국에서 주문하면 보내주기도 한다. (우리는 그런 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현지에서 조달해야한다.)


이곳에 온지 6개월이 되니 냉장고가 텅텅 비어갔다.  


올때 바리바리 싸온 식재료들이 바닥 났다. 코리안 샵에 주문을 하면 일주일에 한번 배달을 해주는데, 그것도 한국의 가격에 비해 두배 가까이 되기에 매 주 주문하기는 부담이 된다.

이번주에 고민하다 주문을 하지 않았더니, 아니나 다를까 먹을거리다 똑 떨어졌다. (감사하게도 교회 집사님이  챙겨준 음식이 몇개 있어 며칠 버틸 수 있었다.)


오늘도 냉장고 문을 열고 위부터 아래까지 스캔을 했다. 이 냉장고에 있는 것들로 뭘 만들수 있을지? 배추 한포기가 눈에 들어온다. 김치도 지난주에 다 먹고 없는데,
김치나 할까?




김장을 하려 했으나, 배추를 구하기 위해서는 재래시장에 가야 한다는 말에 포기를 했다. 차도 없이, 혼자 재래시장을 누비며 배추를 살 내공이 아직은 없다. 그래서 마트에 갔을때 배추가 눈에 보이면 한포기씩 사온다.



냉장고에는 배추가 딱 한 포기 있었다. 그래, 오늘은 너로 결정했다.



겨우 배추 한포기 @sonya

 배추 한포기를 소금에 절였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배추 양념 거리가 있는지 모르겠다. 다시 냉장고를 뒤져 마늘과 생강가루, 젓갈, 무와 당근을 찾아냈다.

마늘 빻는것도 일이다. @sonya

마늘을 빻고, 야채를 다듬으며 양념 준비를 하다보니 옛날 생각이 난다.



처음, 김치를 만들던 초보 주부의 내 모습.......

인터넷을 뒤져 가장 간단한 레시피를 찾았다. 그래도 감이 오질 않아 엄마한테 전화해 물어보고, 큰언니한테 카톡으로 또 물어보았다.

겨우 겨우 만들었던 귀하디 귀한 김치의 맛.......



지금은 인터넷을 보지 않아도, 엄마한테 물어보지 않아도 대충 감으로 양념을 만든다.


대충.......

참 어려운 말인데, 정말 대충, 어림짐작으로 만든다.


오늘은 재료가 부족해서 그냥 당근을 넣었다. 집에 있던 오징어 진미채를 물에 불려서 잘게 잘라 넣어버렸다. 대충 오징어 맛이 나지 않을까???


오늘 만든 딱 한포기의 김치 @sonya


가끔 대충 했지만 맛이 그럴듯 할 때가 있다. 오늘은 그래도 먹을만 하게 되었다.

(망칠때도 많다는 사실은 안 비밀.......)



김치 한포기 만들다 시간이 다 가고, 체력도 바닥이 나버렸다. 오늘 저녁은 그냥 흰 쌀밥에 김치나 줘야겠다.


내일은....... 뭐 먹지???


먹고 사는일이 가장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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