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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량 Jan 29. 2019

에필로그

마치는 글


글을 쓰고 싶었습니다.

대단한 삶을 산 것도 아니었지만, 나의 삶을 글로 쓰고 싶었습니다.

영어공부 하던 노트에 굴러다니던 연필을 들고 나의 이야기를 썼습니다.

나의 출생과 어린시절, 촛점이 없이 흔들리던 나의 모습, 자존감도 자신감도 없던 나의 어린시절을 끄적이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습니다. 이미 치유되었던 내 마음이 다시 눈물로 고여 흘렀습니다.

그렇게 써 놓았던 노트를 들고 인도에 왔습니다 . 그리고 잊고있었지요.


"쏘냐만의 글을 쓰세요. 할 수 있어요.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져요."

블로그에서 만나 친구가 된 '아이와 기적을 만들다'의 박지은 작가님은 나에게 나만의 글을 써보라고 했지요. 하지만 글다운 글을 써본지 너무 오래 되어 어떻게 써야할지 몰랐어요. 해외에 살고 있기 때문에 글쓰기 강의도 들을 수 없었어요.


하지만 쓰고 싶었습니다. 그거라도 하지 않으면 내 삶이 모래성처럼 와르르 무너질것 같았습니다 .


나에겐 노트북도 컴퓨터도 없습니다. 그래서 남편이 퇴근해서 돌아오면 업무용 노트북에 글을 쓰기 시작했어요.  남편이 출근하면 글을 쓰고 싶어도 쓸 수 없기 때문에 밤에 써야 했습니다. 그리고 새벽에 일어나 또 썼지요.

노트북에 글을 옮겨 쓰면서 다시 한번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것은 이별의 눈물이었어요. 이젠 내 안의 어린 나와 작별할 시간이라는 것을 알았지요. 그렇게 글을 쓰면서 내 안의 나와 이별을 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퇴고를 하게 되었어요. 어색한 문장들이 가득한 내 원고를 보니, 자신이 없었습니다. 몇번의 반복되는 퇴고 끝에 몇개의 출판사에 원고를 보냈습니다. 하지만, 초보자의 글에 누가 관심이나 가져줄까요?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 다시 자신감이 없어졌습니다. 포기할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브런치를 알게 되었습니다 . 그리고 글을 다시 쓰게 되었습니다.


무슨 말이 하고 싶었던 것일까요?

나 이렇게 살았다...... 라고 보여주고 싶었을까요? 아니면 나도 살았으니, 당신들도 살아봐라. 라는 알량한 자기애 일까요?

잘 모르겠습니다. 그저 쓰고 싶었습니다.


브런치에 글을 발행하면서 신기한 경험을 했습니다. 다음 사이트에 제 글이 몇번 올라가게 된 것이에요. 그 덕분에 조회수가 올라가고, 내 글을 구독하는 분들이 많아지고.......


솔직히 두려웠습니다. 그 정도의 글이 아닌데, 그렇게 좋은 문장이 아닌데.......


하지만 정말 감사했습니다.

날 작가라 불러준 브런치와 구독자님들, 그다지 잘 다듬어지지 않은 글에 공감해주신 분들, 글을 잘 읽고 있다는 댓글에 한번씩 울컥 했습니다.


누가 내 글에 관심이나 가져줄까?

누가 내 글에 공감이나 해줄까?

과연 이 글이 책이 될 수 있을까?

내가 정말 작가가 될 수 있을까?


많은 물음표를 가지고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끝까지 쓰게 되었습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언젠가 한권의 종이책이 되어 민들레처럼 피어나기를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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