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캐는 주부, 부캐는 작가의 “투컷” 밀라노 이야기
이른 아침부터 노트북을 펼쳤다. 웬일로 집중이 잘 되었다. 이 속도라면 오늘 내로 일을 끝낼 수 있을 것 같았다.
“오늘 일을 다 끝내고야 말겠어!”
나는 마음을 먹었다.
점심으로 뭘 먹을지, 고민까지 하며 원고를 보고 있었다.
그때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이탈리아 말을 못 하는 나는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오면 그냥 받지 않는다. 그런데 이번엔 왠지 받아야만 할 것 같았다.
“Hello!”
“Hello, Buongiorno! I am a nurse in the school.”
“Okay. So….. “
“(영어로 말하는 중) 지안이가 스포츠 시간에 발가락을 다쳤어요. 많이 아파해요. 지금 올 수 있나요? “
“네? 뭐라고요? 알겠어요. 지금 바로 갈게요.”
역시 마음은 먹는 게 아니었다…..
생각지도 못한 아이의 사고 소식에 나는 멘붕이 되었다.
씻지도 않은 몰골, 무릎 나온 츄리닝, 꾀죄죄한 내 모습이 거울에 비쳤다.
‘그래도 학교에 가는데….’
나는 아주 빠른 속도로 변신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