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4월 16일
오늘따라 노란 달이 떠있었다
내가 위로받지 않았다
노란 색으로 뒤덮인 십자가가 떠올랐다
노란 쇳덩이와 파도소리가
바닷속의 노란 달이 지금은 하늘에 떠있었다
그렇게 깊이 박힌 울음소리하나가 지워지지 않는다
수많은 발버둥과 고함소리
과자하나 붙여둔 그 앙증맞음을
생일 축하한다는 리본이 달린 화분들을
달은 사무치게 나를 따라온다
지워지지 않는다
잊혀지지 않는다
무던히 보내주려해도 끊이지않는다
노란 달은 그렇게 나를 위로해주지 않는다
4월 16일. 노란 리본. 추모의 장소들. 이엇들은 사회를 한 번 완전히 뒤집어 엎었다. 수많은 학생들이 죽었고, 실종되었다. 배 안에서 보내온 문자들은 산 사람에게 마지막 문자가 되었다. 뉴스는 사실을 왜곡하며 오보를 계속해서 냈고,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분노했다. 정부는 이를 막기에만 급급했다. 단원고를 들른 적이 있다. 수많은 꽃다발 사이사이로 편지와 사진 같은 것들이 붙어 있었다. 아마 그가 좋아했을 가수의 앨범이 놓여진 곳도 있었고 액자에 담긴 가족사진도 있었다. 눈물이 흘렀다. 자연스러운 일일지도 몰랐다. 나의 또래라 할 수 있는 아이들의 유족들은 여전히 그를 그리고 기다리며 추억한다.
아주 예전에 으스러진 백화점과 대구의 지하철에서 난 화재가 생각났다. 그들 또한 마지막 문자를 보내왔고 뉴스는 계속해서 오보를 냈다. 정부는 숨기기에 급급했다. 사건은 모두 천재지변이 아니었다. 한 인간 혹은 한 회사, 더 넓혀보자면 당시 정부의 문제였다. 저적거리며 갈라지는 바닥을 안전하다고 말했고 물이 차오르는 선실에서 대기하라는 방송이 나왔다. 사람들은 안내지시에 따라 움직이라는 교육을 받고 자란다. 그것이 틀린 것인지도 모르는 채 일어나서는 안되었을 죽음을 맞이한다. 가장 최근에 일어난 이태원 사건도 말할 수 밖에 없다. 관계자들은 상황에 대처하지 못했고 경찰은 그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 수 많은 인파에 사람들이 죽어 나갔고 그것은 보라색 리본으로 기억되었다.
사람들은 언제나 분노하고 강경하게 안전을 이야기 하지만 인재로 일어난 사건들은 끊임없이 이어진다. 그것들은 대체로 돈과 관련이 있다. 가장 위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은 돈을 빼돌리고 하청을 맡기고 하청 업체에서도 돈을 빼돌린 채 건물을 짓고 배를 만든다. 안전에 대한 것은 고려하지 않는다. 그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이기적으로 행동하고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을 가장 낮은 곳으로 떠맡긴다.
인간은 자연에게도 그런 짓을 벌인다. 산을 깎고 바다를 매우면서까지 공장을 짓고 발전소를 짓는다. 지구는 점점 뜨거워지고 기후는 이상해진다. 얼음은 녹고 바다는 넓어지며 인간이 사는 곳을 위협한다. 인간은 멸종 중이다. 하지만 그것을 계속해서 회피한다. 고등생물이라는 이름을 스스로에게 붙이고 '사고'를 할 줄 아는 생명체라고 자신있게 말하며 멸종되지 않을 방법을 찾는다. 나는 다음세대에서 혹은 그 다음 세대에서 아니면 아주 먼 세대에서 결국 인간은 멸종할 것이라 믿는다. 영화처럼 다른 행성으로 모든 인간을 이주시킨다는 것은 허상에 불과하다. 그런 때가 정녕 오더라도 가난한 사람들은 지구에 버려져 곧 사라질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은 절대적인 가치다. 모든 것의 가치는 돈으로 결정되고 부를 가진 사람들은 그 부를 더욱 축적시키기 위해서,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조금이라도 생활이 윤택해지를 바라면서 일을 하고 돈을 번다. 아주 주관적인 생각으로 돈은 무엇의 가치를 값으로 매길 수도 없고 무엇이 더 중요하고 중요하지 않은 지의 경계를 무너뜨린다. 생명을 가지고 지구를 이루는 것들은 그 모두가 소중하다. 인간의 욕심으로 바뀌어가는 지구의 모습은 내마음에 그리 썩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하지만 그것을 지금도 이용하고 있는 나라는 인간 또한 이기적인 사람인 것만 같다.
단원고를 기억한다. 세월호를 기억한다. 산풍백화점을 기억하고 이태원을 기억한다. 과거를 기억하는 것은 산 사람들의 의무이다. 조금 더 인류애를 가지고, 지구를 이루는 인간을 제외한 다른 것들을 소중히 여기며 살아가는 것이 우리에게는 제일 소중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