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일상곰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불꽃애기씨 Aug 19. 2022

그 섬에 가면

한껏 순해진 나를 만날 수 있다


제주를 사랑한다.

제주에서 (살다가) 죽는 게 꿈이라고 해

종종 사람들이 놀라곤 한다.


제주에 가면 내 얼굴이 달라진다고 한다.

그렇게 순할 수가 없다나.

내 딴엔 ‘난 괜찮다. 이 정도면 엷은 미소다.

표정관리 잘하고 있다.’ 하며 지은 표정도

상대방은 싸하다고 느끼는 난데,

(웃고 안 웃고의 얼굴 온도 차이가 큰 사람)

제주에서는 얘기가 달라진다.

어려지고 순해지고 내가 좋아하는 내가 된다.

서울에서의 표독함(!), 예민함, 조급함은

 섬에 가는 바닷길에 몽땅 떨궈 버린다.


내가 제주를 좋아해서 좋아하는 내가 되는 건지

좋아하는 내 모습이 거기 있어 제주를 좋아하는 건지

중요하지 않다.


그냥 난

제주에 가면 사람 된다는 게 중요.


9월에 난 다시 사람 되러 제주에 간다.

행복하다.




매거진의 이전글 나도 이 나이는 처음이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