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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U Apr 02. 2024

[책과 나] 인버스 -욕망의 세계

'다이브' 단요가 '인버스'라는 욕망의 세계를 관통해서 돌아왔다

사실 이 책은 주식 세계, 재테크 세계에 한 번 입문해본 사람이라면 들어본 말,

'인버스'라는 단어에서 흥미가 갔다. 무엇보다 책 뒤에 있는

"나의 행복이 누군가의 불행이 된다면 내 행복은 나쁜걸까?"의 질문이 현재의 자본주의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어떤' 말할 수 없는 가슴 속 고민을 건드리는 기분이었다.


자본주의 자체가 '빚'의 형태의 형태 없는 돈(금융)으로 굴러가는 시스템이고

그 시스템은 본질적으로 실물이 없는 돈이 '대출'로 그리고 '이자'로 누군가의 '갭'으로 또 누군가의 '빚'으로 이어진다.


결국 '나의 부'는 누군가의 '빚'이 될 수 있고, 다만 우리는 좀 더 영특한 누군가가 시스템을 더 잘 다룬다면 그 '부'가 합당할 것이라고 믿는 '약속'의 세계에서 '욕망'을 붙태운다.


돈이 미덕이 된 도시에서 살아남는 스물 셋의 욕망기라지만, 숨막히는 짧은 20일간의 거래 속에서 그녀는 욕망 속에 살고 있지만 사실 그 욕망은 스물 셋인 주인공이 아닌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두의 욕망이다.


상한가를 치는 저 종목은 나의 종목이었어야하고, 하한가를 치는 종목은 그저 구경꾼일때만 허락되는 이야기다. '카더라'를 통해 누군가가 무엇을 벌었다면 그건 곧 나의 이야기가 될 수 있을 것 같지만 이윽고 따라한 시장에서 '절망'만 맛본다. 그 안에는 어리석음이라는 포장으로 결국은 나의 욕망이 숨어있다.


 작중 <눈을 감고 돈의 흐름이란 것을 생각했다. 모니터 속에, 숫자와 차트의 형태로만 존재하지만 78억 개의 삶과 어떻게든 엮인 것. 유아적인 환상을 먹어치우고는 현실의 고통과 희열을 뱉어 내는 것. 형체 없이 흔들리고 부풀고 움츠러들면서도 빽빽히 견고한 것. 다양한 욕망들이 각자의 방향으로 질주하면서 하나의 추세를 만들어 내는 것. 독도, 날붙이도 없이 사람을 죽이고 살리는 것. 그 자체로는 사악할 구석이 없지만 아주 쉽게 사악해지는 것. 나는 그걸어떻게 받아들여야할지 아직 알 수가 없었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모두의 욕망을 따라 튀어올라야만 한다고, 그 본성이 무엇이든 중요한 건 수익률이라고 중얼거릴 뿐이었다. 돈을 벌어야 해. 텅 빈 배속에 주문처럼 메아리치는 한 문장. 돈을 벌어야 해.> 라는 구절을 보면서


요즘 우리는 정말 그 어떤 독보다, 날붙이 보다 사람을 죽이고 살리는 게 돈이라는 걸 절실히 깨닫는다.

주인공은 한 때 벌었지만 온전히 잃어버린 4억 8,000만원에 대해 잊지 못 하고 계속 탐닉하는데 사실 이런 웃지 못 할 현실은 우리 누구에게나 있다.


수익률 자체가 나의 재산이라고 생각되는 상황들, 그리고 하락하면 바로 잃어버린 그 나의 돈.

현재의 비트코인 사태도 1억에서 매수한 누군가는 9천만원으로만 떨어져도 '내 천만원'이라고 바로 생각할 것이다. 그리고 그 천만원이면 누군가에게 밥을 사고, 맛있는 걸 아끼지 않고, 자녀에게 무언갈 해줄 수 있었다고.


그렇기에 다시 매수를 하고, 나는 돈을 벌어야한다고. 액수의 차이고 시기의 차이지 누구나 그 현실같은 환상속에서 살고 있다. 그렇게 투자와 도박의 사이에서 아슬한 줄다리기의 마음을 먹게 된다.


빠른 회복과 수익을 위해 선물을 하는 그녀는 자신의 수익의 반대편에서 울고 있을 과거의 자신, 또 다른 사람들에게 죄책감을 느끼면서 '돈'에 대해 생각한다. 도저히 투자가 아닌 그저 과거의 4억 8,000만원을 위한 욕망의 세계 속에서 20일 간의 숨도 못 쉬는 시간 속, 그녀는 계속 해서 마음 속 어딘가에 '질문'을 안고 있다.


그리고 그런 그녀의 생각을 아는듯 엄마는 말했다.

"나는 지금까지  누군가가 인형 뽑기에서 경품을 뽑듯이 나를 주워 들어서 출구로 보내 줄 거라고 믿었어. 하지만 그 누군가가 너일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어. 네가 나한테 그 화면을 보여 준 다음에도 그럴 리가 없다고, 지금까지의 기대와 약속이 모두 그랬던 것처럼 금방 배신당할 거라고 중얼거렸지."


"그 누군가가 너일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어."

그녀는 엄마의 대사에 이어 나오는 미소에, 처음 보는 그 비집어 나오는 웃음에 약간의 눈물과 함께 그럼 되었다고, 자신의 돈을 번 이유, 누군가의 빚 위에서 자신이 소유한 돈은 그러하면 되었다고 생각한다.


결국 우리가 '돈'을 탐닉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의 행복의 정도는 어떤 매매로 가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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