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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독특한 인성

by 김삶

어제처럼 집에서 일기를 쓴다. 일어나는 시간이 요며칠 6시 30분 전후다. 평소보다 잠자리에 드는 시각이 30분에서 한 시간 정도 늦어져서 그럴 테다. 자연스러운 결과다. 루틴을 계속해서 가다듬어야겠다. 집에서 아침을 시작하더라도 이불을 개고, 블랙커피를 마시고, 아침일기를 쓰는 행위를 지속한다. 명상은 주로 걸으면서 이뤄지는데 걷기를 빠뜨렸다. 다행히 어제는 아침에 가서 업무를 했다. 시간이 흘렀고 점심에는 마음이 맞는 동료와 산책을 했다. 걸으면서 혁신과 주체성에 대해서 끊임없이 이야기를 했다. 내가 책을 쓰려는 방향에 대해서도 거칠게 이야기했다. 슬로건이 한 챕터를 구성할 것이다. 기업가들의 문장도 마찬가지다. 홍보 업무를 하면서 커다란 즐거움과 보람을 준 분야를 실리콘밸리에서 남은 시간에도 일관되게 추구하겠다.


스티브 잡스의 전기를 다시 꺼내들었다. 월터 아이작슨이 쓴 버전이 아니라 브렌트 슐렌더가 쓴 <비커밍 스티브 잡스>라는 책이다. 올해 초였나, 작년이었나 밀리의서재에서 빌려서 보던 책이다. 한달 무료 행사를 이용해서 다시 보려고 했으나 찾을 수 없었다. 그새 서비스 도서에서 빠졌나 보다. 하릴없이 리디북스에서 소장형으로 책을 샀다. 정독해서 읽어나갈 생각이다. 실리콘밸리의 직업인정신을 풀어나가는데 가장 적절한 참고물이 될 것이다. 쓰고 싶은 내용이 많은데 스스로 검열하는 경우가 늘었다. 그만큼 내가 과감하게 치고 나가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상반기는 주기적으로 칼럼이 실린다는 사실에 만족했다. 하반기에는 나의 소재와 신문에 실리는 글을 보다 일관적으로 연결해나가는 작업을 할 것이다. 칼럼 한 편을 쓰면서 이걸 어떻게 꿸 수 있을까를 생각해야 한다.

저기 진리의 탑이 있다. 하늘을 뚫고 나가려는 저 탑의 꼭대기처럼 나도 기개를 갖고 포부를 키워야 한다. 오늘 나는 무슨 의지를 품고서 어떤 정신을 추구할 것인가. (촬영: 김삶)

기업의 슬로건과 기업가의 말을 가져오더라도 풀어나가는 방식은 철저히 내 삶에 기반해야 한다. 문장과 내가 어떻게 관계하는가를 늘 고민할 것이다. 스티브 잡스의 “기질은 풍요로운 시대에 형성되지 않는다, 기질은 결핍된 시절에 만들어진다”는 말을 내 삶에 적용해보자. 적절한 위기와 적절한 스트레스가 나를 성장하게 도울 것이다. 평범함의 위대함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어려움이 필요하다. 지금 소소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나는 이 시기를 뚫고나갈 것이다. 나의 아버지도 비슷한 말을 남기셨다. 유언이자 유지다.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여러번의 어려움 고비도 일어난다. 그때마다 잘 대처할 수 있는 의지, 정신력, 너만의 독특한 인성을 만들어 놓으라” 스티브 잡스가 말한 기질(character)과 내 아버지가 말씀하신 독특한 인성은 비슷한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다. 역사가 나의 시도와 방향의 가치를 증명할 것이다. 나는 역사적인 삶을 살겠다. 그 누구도 탓하지 않고 묵묵하게 나의 길을 걸어갈 것이다.


오후에는 영어로 사회를 봐야 한다. 다시 무대가 주어졌다. 많은 준비를 하지 않았지만 사무실에 가서 이미지 트레이닝을 해볼 생각이다. 예전에 두바이에 가서 상품전 사회본 생각도 난다. 이렇게 흘러가는 것이다. 나는 나만의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내가 전진하는 길에 새로운 흔적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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