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를 마감하며 쓴다. 금요일이다. 이틀 쉬고 다시 스타벅스에 왔다. 어제 치킨을 먹고 자서 그런지 속이 쓰리다. 벌써 두 번이나 화장실에 다녀왔다. 분주한 스타벅스의 아침이 반갑다. 어제는 적당한 규모의 행사 사회를 봤다. 영어로 해야 하고 근래에 침체되어 있다 보니 컨디션을 끌어올리느라 애를 먹었다. 결과적으로 잘 했다고 자평한다. 여기저기서 사회를 잘 본다느니, 영어가 유창하다느니 하는 소리를 들었다. 나는 전진하는 삶을 살겠다고 썼다. 매일 진보하는 것이다.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내 삶의 여정에 소소한 도전이 많겠지만 어느 것도 회피하지 않겠다.
커다란 행사 사회를 볼 기회가 올지도 모른다. 준비는 하고 있겠다. 여러 일이 몰아치고 있지만 탄탄한 기본기가 있다고 믿으며 하나씩 대응하고 있다. 혁신에 대해서, 실리콘밸리에 대해서 나만의 의견과 해석을 계속 쌓고 있다. 끊임없이 생각하고 고민한 결과가 문장으로 나오고 있다. 나는 할 수 있다. 나는 해낼 것이다. 믿음을 품자. 나는 나와 내 주변의 상황을 내가 원하는 대로 구축하고 형성하고 있다. 내게 나도 인식하지 못하는 뭔가가 있는 것이다. 스티브 잡스의 ‘현실왜곡장’과 같은 개념은 아니라도 현실을 내 생각과 방향대로 만들어가고 있다. 글로 써야 존재한다.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은 금세 증발한다. 달아나려는 내 의식의 끈을 잡고 쓰자. 쓰는 사람만이 우뚝 설 수 있다.
문장연습 수준을 뛰어넘겠다고 결심했지만 아침일기가 계속 다짐에 머무르고 있다. 일어나서 한 페이지 가득 다짐이라도 내뱉어야 하루를 버틸 수 있을까. 다시 삶의 주도권을 가져오고 있다. 사무실에서도 9월부터 진짜 차장이 된다. 공식적으로 차장도 아닌데 차장으로 불리는 시간이 길었다. 이제부터는 진짜다. 직전 선배도 여기 있는 동안 계속 과장이었다. 두 번째 국외근무 기간을 진짜 차장으로 보내는 경우는 흔치 않다. 내게는 1년 반이 남았다. 실리콘밸리 근무의 절반을 진짜 차장으로 보내는 것이다. 기회로 삼겠다. 전환의 기회로 만들겠다. 도약하는 일만이 남은 것이다.
계기를 만들어서 나를 탈바꿈하겠다. 어제 사회를 보면서 던진 몇 문장이 있다. 녹음을 한다는 사실을 깜빡했다. “ESG는 피할 수 없는 전환이다(ESG is an inevitable shift)”는 표현을 썼다. “거래·산업·경제뿐 아니라 우리의 일상생활에서(not just in business, industry, and economy BUT in our everyday lives)”라고 덧붙였다. 아무나 뱉을 수 있는 문장이 아니다고 감히 평가한다. 삶에 대한 끝없는 성찰이 이런 문장을 뱉을 수 있는 근간이 된다. 발표가 끝나고 “당신의 낙관주의에 감사한다(Thank you for your optimism)”고도 말했다. 소크라테스였나. 돌보지 않는 삶은 살 가치가 없다고 했다. 영어 원문은 “Unexamined life is not worth living.” 아니면 “Unscrutinized life is not worth living.” 정도가 될 것이다. 끝없는 돌봄만이 나를 새롭게 한다. 나를 벼릴 수 있는 삶은 성찰과 관찰과 고찰에서 나온다. 나를 타자화하고 나를 상대화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