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아침일기다. 79쪽째를 쓰고 있다. 관행적인 아침일기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고민도 했다. 루틴을 지속하기 위한 수단으로라도 일기를 써야 한다. 아침을 일관되게 시작하고 싶다. 가슴에 작은 돌덩이가 하나 생겼다. 시간이 지나면서 사라질 것으로 확신한다. 1년 5개월이 남았다. 이 1년 5개월 동안 나는 전진할 것이다. 쓰는 사람의 정체성을 되새겨야 한다. 힘든 일이 있어도 뚫고 나가는 수단은 쓰기가 되어야 한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다. 살아남는 자가 강한 것이다. 무엇이 나를 일깨우는가. 무엇이 나를 강하게 만드는가. 늘 깨어있으려고 노력하자. 나는 잘 하고 있다. 그렇게 믿어야 한다.
장강명이 말한 12만자를 썼다. 매일 한 쪽씩 쓴 아침일기가 과연 책이 될까 싶다. 책을 내고 싶은 목적만 채우려면 자가출판을 해도 된다. 그 이상을 바라보려고 시도하니 답답한 것이다. 길을 트는 사람으로서 나의 역할을 잊지 않겠다. 이 일기는 어쩌면 <다짐의 서>다. 다짐이 많은 삶을 살면서 내 다짐을 세상에 공개하는 방법도 쓸 수 있다. 뭐든지 가능하다. 자신감을 회복하자. 실리콘밸리의 하루를 관찰하는 것은 어떨까. 생각이 너무 많아지면 흔들린다. 흔들림 없이 나가기 위해서 생각의 가지를 쳐내야 한다. 다시 시작하는 사람의 마음을 회복하자. 노동의 가치를 일깨우자. 일을 해야 한다. 가치없는 일로 보일지라도 해야 한다. 그것으로 돈을 받고 있다. 명심하자. 두 아이의 아빠다.
브루커피 한 잔을 받아왔다. 블랙커피를 마시면서 정신을 깨운다. 벌써 5년 전이구나. 5년 전 이맘때 나는 출판사를 접촉했다. <어쩌면 이란>이라는 제목으로 쓴 원고 일부를 들고 몇 군데 출판사 문을 두드렸다. 5년이 지난 지금 나는 다시 원점이다. 약 3-4만자 정도 원고가 완성됐다. 이 원고를 바탕으로 덧붙여서 책을 만들어낸다. 시장의 반응은 지금 생각할 단계가 아니다. 조금씩 조금씩 써나가는 일만이 필요하다. 내가 매일 해야만 하는 일에 집중하자. 길게 보되 하루하루를 잘게 쪼개서 쓰자. 그렇게 해야 지속할 수 있다. 수련하는 과정이다. 일상에서 수행을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마이클 조던의 말을 다시 떠올린다. “사람들은 내게 각기 다른 의견을 제시했다. 나는 내가 갈 길을 스스로 선택했다.” “Everyone has a different agenda for me. But I have my own.” 나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을 타자로 돌린다. 결국은 내 인생이다. 내가 선택해야 한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만들어내겠다. 나는 정신에 대해서 말하려 한다. 나는 마음에 대해서 생각을 뱉으려고 한다. 무엇이 나를 일깨우는가. 끊임없이 생각하려고 한다. 다만 움직이면서 생각하겠다. 생각을 위한 생각에만 갇혀 있지는 않겠다. 그래서 써야 하는 것이다. 무엇이든 쓰면서 생각해야 하는 것이다. 불만족스러운 글이라도 쓰자. 아침일기가 무의미해 보여도 생각을 내뱉자. 아침일기가 주는 단정함이 있다. 내 생각을 내뱉으면서 하루를 시작하겠다. 그것만이 내 세상이다. 오늘부터, 지금부터 다시 시작하다. 할 수 있다. 해낼 것이다. 이게 내 만트라가 됐다. 할 수 있다. 해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