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을 충분히 잤다. 시애틀에서 극한으로 걷고 나서 어제 뻗었다. 육체적으로 피곤하지만 기분 좋다. 그만큼 내가 몸을 덜 쓰는 삶을 살았나 보다. 관념적으로만 살지 않겠다고 다시금 다짐한다. 몸을 쓰면서 생각을 만들어 나가겠다. 남은 기간 계속 몸을 놀리면서 마음을 굳혀야겠다. 몸과 마음이 나의 전부다. 그것 말고 없다.
출판사에서 연락을 받았다. 몇 군데 원고를 보내지 않았지만 금세 답을 받았다. 함께 작업을 해나가게 될 것이다. 다음주에 통화를 하면서 일정, 기획, 편집 등을 이야기하려고 한다. 나는 무슨 말을 하고 싶은가. 내가 주려는 메시지는 무엇인가. 이를 구체화하는 작업이 될 것이다. 노하우가 있는 출판사에서 긍정적인 답을 주어서 다행이다. 내 이야기를 어떻게 편집할 것인지를 아는 사람과 깊게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한 걸음 더 나아갔다. 2월이 매우 힘든 시기였지만 그 와중에 돌파구를 하나 만들었다. 참 잘했다.
3월은 새 학기의 시작이다. 학생은 아니지만 이렇게 두 학기를 보내면 나는 변화를 맞이할 것이다. 내년에는 낯익은 환경에서 낯설게 시작할 것이다. 마흔이 된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두면서 실리콘밸리 생활을 시작했다. 내년이면 만으로 마흔이 된다. 마흔을 앞두고 새로운 책을 만들어내려고 한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잔잔하게 해나가려 한다. 할 수 있는 만큼 해보겠다.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를 어렴풋하게 판단할 수 있는 시기가 되었다. 무리하지 않고 내 삶의 균형을 잡는 작업이 될 것이다.
신문사에 보낼 3월 원고는 시애틀 이야기를 쓸 것이다. 사우스웨스트 사례도 풀어낼 것이다. 스타벅스의 노동조합 결성 얘기도 풀어낼 수 있다. 혁신기업이란 단 한번의 타이틀로 그저 영원히 가는 것이 아니다. 이게 나의 주장이 될 것이다. 주장을 개인적 사례와 현재 일어나는 일로 뒷받침해야 한다. 두 개 기업의 사례를 나의 경험으로 엮으면 3700자를 쓸 수 있다. 신문사 편집자가 원하는 방향과 내 방식의 중간점을 찾아갈 수 있다. 올해 남은 10번의 기고는 그 지점을 맞춰가는 작업이 될 것이다.
올해 떠날 여정의 방향이 얼추 잡혔다. 산술적으로 생각해도 신문기고를 통해 3만 7천자 이상을 만들어내야 한다. 기존에 써온 원고에서 뺄 건 빼고 글자수를 세어보니 6만 5천자가 넘는다. 올해까지 10만자 이상의 원고를 확보할 수 있다. 논의하고 있는 출판사가 낸 종이책의 분량이 그리 많지 않다. 내가 확보한 원고에서 가지를 쳐나가도 충분히 출판할 수 있는 양이 될 것이다. 2021년은 방황의 해였다. 2022년은 도약의 해다. 2023년은 비상의 해로 만들겠다는 게 새해 다짐이었다. 지난해와 분명히 다른 환경에서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새로운 매체에 글을 쓰고 새로운 출판사와 논의를 시작한다. 작년과는 완전히 다른 무대에 나를 올려놓았다. 이 무대에서 나는 뛰어놀 것이다. 뛰어놀면서 마흔을 맞이하겠다. 매체에 달마다 글을 쓰면서 책을 만들어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