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거운 몸을 이끌고 밖에 나왔다. 몇주 준비했던 일이 있는 날이다. 디데이다. 주말에 몸을 가볍게 하려 했으나 그러질 못했다. 뒤늦게 잠자리를 박차고 나온다. 1시간을 걸어 이태원에 갔다. 드립커피를 마시며 정신을 일깨운다. 주말에 너무 누워 있었구나. 금요일 밤에는 과하게 취해 있었구나. 과거의 나를 성찰하며 앞을 바라본다. 지나간 날은 모두 뒤로. 반니스텔루이가 인터뷰에서 말했다. What happened on the pitch stays on the pitch. 내 방식대로 바꿔 표현하자면 Let bygones be bygones. 지나간 것은 이미 과거다.
나는 나로 인생을 산다. 웨인 다이어 책의 제목이었던가. 나를 무엇으로 정의할 것인가. 이게 나의 길고 긴 여정의 테마다. 중요한 축은 사유다. 사유의 도구는 걷기다. 걸으며 사유하고 사유한 결과를 삶에 투영한다. 그 과정에서 부침도 있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다. 이를 당연하고 당당하게 받아들이겠다. 집에 거의 다와서 스티브 잡스의 충언을 다시 들었다. 삶을 좁게 해석하지 말라. 삶은 더 넓어질 수 있다. 인생이라는 것은 당신보다, 나보다 하등 똑똑할 것 없는 사람들이 만들어놓은 것이다. 이를 틈틈이 되새겨야 한다.
어쩌면 나는 내가 생각하는 내 삶을 구현하기 위해 발버둥치고 있다. 삶을 넓게 해석하라는 이야기를 찾아듣고 삶은 나의 것이라는 노래를 찾아듣는다. 집에 다 놔서 튼 노래는 나스의 세상은 너의 것이다. The world is yours. 세상은 나의 것이다. 세상은 나의 것이다. 나의 세상이 있다. 이 세상은 누구도 건드릴 수 없다. 나의 사유와 나의 소요. 나의 걷기와 나의 생각. 이를 중심으로 내 세상을 구성하고 있다. 새벽 5시 잠수교는 거의 나의 것이었고 새벽 6시 반포대교는 완전히 나의 것이었다. 나의 세상이 존재한다.
오늘 나는 다시 나의 세상을 구현하기 위해 밖으로 나왔다. Actualize Yourself. 스티브 잡스의 장례식에서 배포된 책에 적혀있던 메시지다. 파라마한사 요가난다의 자서전을 제대로 읽지 못했으나 저 메시지만큼은 내 삶에 각인되었다. 오늘은 아니 오늘도 나를 실현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