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하는 아침 의식

by 김삶

어제의 무모함을 성찰한다. 만취한 채 집에 왔다. 다음날 아침인 지금도 술이 덜 깼다. 커피를 한 잔 마셨지만 썩 나아지지 않는다. 아침일기를 쓰면서 한 잔 더 마셔야겠다. 관계를 넓히고 인연을 만드는 작업이 소중하다. 내게 적극적으로 다가온 사람을 애써 밀어내고 싶지 않았다. 우리는 학생처럼 마셨다. 별 얘기를 다했고 끊임없이 웃어댔다. 그거면 됐다.


조금씩 나를 가다듬고 있다. 나를 벼리고 있다. 승리하는 아침의식을 반복하고 있다. 5월을 계기로 나는 도약할 것이다. 4월 마지막날에는 희열을 느낄 것이다. 고요하지만 부지런히 내가 해야 할 일을 피하지 않을 것이다. 슬로스타터(Slow Starter)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무슨 표현으로 나를 정의하든 나는 지금 이 시점부터 도약한다. 내가 미주한국일보 첫 칼럼에서 쓴 제목도 여생의 첫날 아니었던가. 15년 전 강릉의 아파트 거실에서 나는 “This is the start of the rest of my life”를 되뇌었다. 십수 년이 지난 지금도 마찬가지다. 2022년 4월 30일 오전 6시 52분 나는 다시 시작한다.


스타벅스 칼라베라스 지점은 음악이 너무 시끄럽다. 어쩔 수 없이 씽크패드를 챙겨서 밖에 앉아서 쓰고 있다. 내 앞에는 세도나가 한 대 서있다. 카니발을 정면으로 오랜 시간 바라본 건 이번이 처음이다. 내가 많이 타는 자동차인만큼 애정을 쏟고 싶다. CD플레이어가 있으므로 나스, 라디오헤드의 음악도 들어야겠다. 사무실에 있는 CD를 차에 옮겨놓아야겠다. 내일 축구를 갈 때도 음악을 들으면서 몸을 끌어올리려 한다. 결국 축구는 멘탈리티 스포츠다. 나는 3개월 동안 슬럼프에 빠졌다. 이제는 마음가짐이 다르다. 시합에 임하는 자세부터 바뀌었다. 몬타비스타로 구장이 바뀐 건 내게 분명 기회다. 푸마 축구화를 신고 다시 도약하겠다. 1월에 기록한 나의 공격포인트 행진을 이어나갈 것이다.

일어나면 이불을 갠다. 걸으면서 명상을 한다. 블랙커피를 마신다. 일기를 쓰며 정신을 일으킨다. 동작을 반복하며 육체를 깨운다. 나의 승리하는 아침 의식이다. (촬영: 김삶)

1년 3개월 지났고 1년 9개월 남았다. 1년 9개월간 나는 역사를 만들겠다. 체감상 1년 반 남았다고 느낀다. 반환점을 돈 것이다. 적응기가 필요했고 나는 나의 무대를 만들었다. 조금씩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어제는 독서통신 과제를 하면서 팀 페리스의 <타이탄의 도구들>을 인용했다. 승리하는 아침을 만드는 나만의 의식을 반복하고 있다. 새벽 5시 전후로 일어난다. 잠자리를 정리한다. 스트레칭을 통해 한가지 동작을 반복한다. 걸으며 명상한다. 홍차 대신 블랙커피를 마시며 소화를 촉진한다. 아침일기를 쓴다. 다섯 가지를 매일 반복하고 있다. 자연스레 시차적응도 했다. 5월부터는 다음주부터는 오후 시간에도 극도로 피곤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나만의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이게 미국에 오기 전에 내가 마음에 품었던 ‘성자 리더십’이다. 신실함은 말로 떠든다고 생기는 게 아니다. 사무실에서도 나의 종교적 실험을 계속하겠다. 늘 그렇듯 말보다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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