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쨌든 한 문단이라도 써야겠다. 어제 산호세 어스퀘익스 경기를 보느라 집에 늦게 왔다. 눈을 떠보니 6시 반이 다 되었다. 고민되었지만 마음을 잡고 짐을 챙겨 스타벅스로 왔다. 카페 미스토를 마시면서 장기하의 책을 보았다. 아침 외국어수업을 취소하고 장기하 책을 더 읽을까 하다가 다시 마음을 잡는다. 블랙커피를 리필해오고 자판을 두들기기 시작한다. 내 존재가 평형을 찾는 과정이다. 묵묵하게 가겠다. 거침없이 가겠다. 그 누구도 나를 막지 못한다. 어제 축구를 재밌게 봤고 글도 잘 썼다. 입으로 중계를 할 수 없다면 글로 하는 방법도 있다. 새로운 형태의 글쓰기를 실험해볼 테다. 페이팔파크의 높은 좌석을 문자중계의 장으로 만들 테다.
한 문단 더 쓰겠다. 문제는 어제 경기가 끝나고 발생했다. 제대로 명찰을 붙이지 않고 있던 탓에 선수를 기다리는 팬으로 오인했을 수도 있을 테다. 나는 담당자에게 메일로 경력증명서를 보냈다. 어제 완벽한 준비를 하지 않은 채 경기장에 갔지만 움츠러들어야 할 이유는 없었다. 다음에는 보다 준비된 채로 갈 것이다. 셀타비고와 산호세의 친선경기가 있다.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볼 테고 경기가 끝나고 필드에 내려갈 것이다. 명찰을 가슴에 붙이고 당당하게 인터뷰를 시도할 것이다. 셀타비고의 유니폼도 받을 것이다. 할 수 있다. 어제의 아쉬움을 이베이에서 풀었다. 하나쯤은 경매에서 이기지 않을까 기대한다. 산호세 어스퀘익스의 저지가 될 것이다.
내친 김에 한 문단 더 간다. 어쩌면 이렇게 오늘 아침일기 분량을 채울지도 모르겠다. 신호를 받았다. 화장실에 다녀왔다. 몸이 가볍다. 일을 보면서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입을 좀 풀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정체된 나의 모국어를 살리기 위해 한적한 자리에서 한국어로 중계연습을 해봐야겠다. 셀타비고와 산호세의 경기는 친선경기다. 이 게임에 대한 수요가 있을지도 모른다. 기사로 내도 좋다. 입만 풀어도 좋다. 어제는 손이 바빴다. 모레는 입을 좀 놀려야겠다. 바쁘게 생활할 것이다. 한 주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르게 지낼 것이다. 그러려면 성채에서 빠져나와야 한다. 오늘 점심도 혼자서 해결할 것이다. 내일 점심에는 한의원에 가야 한다. 수요일 저녁에는 산호세와 셀타비고의 경기가 있다. 바쁜 한주가 될 것이다.
캐나다 여행계획을 마무리해야겠다. 일단 빅토리아와 밴쿠버 숙소만 확정하면 나머지는 신경쓸 게 많지 않다. 비자나 코로나19 정보도 차근차근 알아봐야겠다. 8월 첫 주는 캐나다에서 보낸다. <걸어서 세계 속으로>를 봤다. 오랜만에 직접 떠나서 촬영한 편집본이라 새로웠다. 나도 여행세계로 들어간다. 매일이 여행이지만 8월 초는 각잡고 떠나는 여정이다. 2주만 힘을 내면 나는 캐나다에 있을 것이다. 새로운 공기를 마시고 올 것이다. 3년 미국생활의 산술적 절반이 되어간다. 열흘쯤 남았다. 이번 2주를 차분하지만 바삐 마무리하자. 어제의 아쉬움은 오는 수요일에 풀면 된다. 나는 할 수 있다. 나는 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