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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포 Feb 06. 2021

동갑내기 제프 베조스와 마윈의 같은 길, 다른 점

아마존과 알리바바의 창업 스토리

<제프 베조스와 마윈, 제3회 국제 웹 2.0 콘퍼런스(2004 샌프란시스코) / 자료 : heraldcorp.com>


"인터넷이라는 게 뭔데(What’s the internet)?" 

아마존의 창립자이자 CEO인 제프 베조스가 CEO직에서 물러난다고 2021년 2월 2일 밝혔다. 그는 굿바이 편지를 통해서 이임 계획을 밝혔는데  1994년 인터넷 사업을 시작했을 때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 "인터넷이라는 게 뭔데?"였다고 한다.


1994년 IT 강국 미국에서 인터넷에 대해 이렇게 모르고 있었다면 중국에선 어땠을까?  인터넷의 '인'자 모르던 1995년의 중국, 아직 인터넷 망도 깔리기 전에  마윈은  인터넷 비즈니스 회사를 창업했다. 두 사람은 1964년 동갑내기이고  직장에 다니다가 우연히 기회를 발견하고 과감하게 사업을 시작한 공통점이 있다.


제프 베조스가 "인터넷이라는 게 뭔데"라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면 마윈은 인터넷 사업을 소개할 때 오프닝 멘트로 늘 쓰던 말이 이것이었다. “세계 최고의 갑부 빌 게이츠는 인터넷이 삶을 송두리째 바꿀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마윈은 빌 게이츠가 자신의 롤 모델이라고 밝힌 바 있다.


1955년 동갑내기인 스티브 잡스와 빌 게이츠가 PC 시대를 연 개척자이자 지배자였다면  제프 베조스와 마윈은 인터넷 초창기에  전자상거래 기업을 창업해서 슈퍼 파워로 성장시켰다.  또 두 사람은 연부역강한 50대 나이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고 물러날 계획이다. 마원은 2019년 9월 회장직에서도 물러났다. 제프 베조스와 마윈의 같은 길, 다른 점을 살펴보고자 한다.


첫째, 사업하게 된 계기가 비슷하다.

조스는 프린스턴 대학 졸업 후  D.E.Show에서  부사장으로 근무하고 있을 때였다.  1994년 봄 인터넷 사용량이 매년 2,300 % 씩 증가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제프 베조스는 인터넷 세계의 성장이라는 트렌드가 그 누군가에게는 엄청난 성공을 가져다줄 수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인터넷 사업을 하기로 결심했다.


마윈은  1995년 미국을 방문해서  인터넷의 신세계를 처음 접하고 인터넷 비즈니스의 미래를 확신해 본격적으로 창업을 결심하게 되었다. 그는 주위의 반대를 무릅쓰고 1995년 홈페이지 제작을 전문으로 하는 ‘차이나 옐로 페이지(China Yellow Page)’를 설립했다.  이후 1999년 항조우 그의 아파트에서 동료 18 명과 함께 알리바바를 창립했다.


둘째, 후회 최소화 프레임워크(Regret Minimization Framework)이다.

이는 제프 베조스가 중요한 결정을 할 때 사용했던 방법이다. 베조스는 인터넷 관련 사업 아이디어를 상사에게 건의했지만 거절당했다. 결국 자신이 직접 사업을 하겠다고 하자 그의 상사는 ‘이러한 사업은 우리처럼 안정된 사람이 선택할 것은 아니다’라며 재고해보라고 했다. 당시 베조스는 수석 부사장으로 수십만 달러의 연봉을 받고 있었다.


이때 사용한 방법이 '후회 최소화 프레임 워크'이다. 자신이 먼 훗날 나이가 들어 살아온 인생을 뒤돌아볼 때, ‘어떤 결정을 가장 후회하게 될까?'를 생각해보는 것이다.  제프 베조스는 당시를 이렇게 회상했다.


 내가 여든 살이 되면 어떨까를 상상해봤다. 그때 삶을 뒤돌아보면서 1994년 월스트리트에서 받던 보너스를 포기한 일을 후회할 가능성은 없을 것 같았다. 하지만 인터넷이라는 세계, 내 마음속 열정이 향하는 그 세계에 뛰어들지 않은 것은 크게 후회할 것 같았다.


1994년 베조스는 20개 품목을 검토한 후 사업분야를 온라인 책 판매로 결정하고  시애틀의 차고 딸린 집에서 직원 3명과 컴퓨터 1대로 출발했다. 그의 나이 30세였다. 회사의 첫 이름은 Cadabra였다가 Amazon으로 변경했다.


<자료 : entrepreneurquote>


마윈은 '후회 최소화 프레임워크'라고 말을 하지 않았지만 비슷한 경험을 했다. 마윈도 안정적인 대학강사직과 창업 사이에서 망설이던 적이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퇴근 무렵 캠퍼스에서 우연히 학과장을 만났다. 학과장은 자전거를 타고 있었는데, 자전거 핸들에 시장에서 막 사온 채소 두 봉지가 걸려 있었다. 그때 학과장이 마윈에게 영어 교수는 전망이 좋은 직업이니 잘해보라고 의미심장하게 말했다고 한다. 하지만 마윈은 계속 학교에 남아 있으면 그분의 현재 모습이 바로 자신의 장래 전망이라는 것을 깨닫고 지체 없이 사표를 던졌다. 사표를 던진 후 모두가 안 된다고 한 인터넷 비즈니스 사업에 뛰어들었다.


안정된 직장에 사표를 던지고 창업하기는 쉽지 않다. 이에 마윈은 이렇게 말했다.

창업자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이상을 찾아야 합니다. 1995년에 저는 우연히 미국에 가게 되었어요. 거기서 인터넷을 보았습니다. 인터넷의 가능성을 발견하기는 했지만, 저는 기술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하나도 없었지요. 하지만 이런 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이상이 무엇인지 아는 것입니다.

<알리바바 창립 당시 마윈과 그의 동료들 /  자료 : Business Insider>


셋째, 플랫폼 생태계 전략과 아웃사이드인(Outside-in) 전략

두 기업 모두 창업 이후 수년간 수익을 내지 못했다. 이들은 판을 크게 벌려놓고 수익을 천천히 올리는 전략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인터넷 비즈니스 전략의 내용에서도 유사한 점을 많이 발견할 수 있다. 전자상거래 기반의 사업을 시작으로 클라우드와 모바일 결제 서비스 등 다양한 신사업으로 발을 넓히고 있는 것도 비슷하다. 하지만 마원은 "알리바바는 아마존과 다르다"면서 다음과 같이 말한 바 있다.  


우리를 ‘중국의 아마존’이라고 부르는 것은 문제가 있다. 아마존은 제국과 비슷하다. 구매와 판매 등 모든 것을 통제하려 한다. 알리바바의 철학은 보다 큰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다. 우리의 목표는 IT를 이용해 1,000만 중소기업이 아마존처럼 되게 하는 것이다.  
(마원 CNBC 인터뷰 2017.2)


흔히 알리바바는 플랫폼 생태계 전략을,  아마존은 아웃사이드인(Outside-in) 전략을 펼친다고 말한다.

미국에서 'To be amazoned'라는 말이 있다. 이는 "아마존의 진출로 자기 사업 기반을 뺏기다"는 뜻이다. 대표적인 것이 장난감 전문점 토이저러스의 파산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제프 베조스는 이번에 CEO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지 완전 은퇴는 아니다. 이사회 의장으로서 활동은 계속 수행한다. 보도에 따르면 데이 원 펀드, 베조스 어스 펀드, 블루 오리진 등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마윈은 은퇴 후 교육과 자선 사업에 전념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마윈은 알리페이의  모기업인 앤트 그룹의 최대 주주이다.  중국 당국과의 마찰 때문에 지연되고 있지만 앤트 그룹이 IPO에 성공하면 시가총액이 알리바바를 뛰어넘을 것으로 예측된다. 




제프 베조스와 마윈의 기업가 정신 중 일부만 참고하여 작성했습니다.  특히 마윈에 관심이 많아서 2017년에 '무협소설에서 찾아낸 마윈의 성공 비즈니스 전략'을 ebook으로 발간한 바 있습니다.  이번에 포스팅한 내용도 이 책에서 많이 인용했습니다.  


이번에 제프 베조스가 아마존 CEO 직에서 퇴진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제프 베조스와 마윈의 같은 길, 다른 점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주로 창업 스토리 위주로 포스팅했습니다. 성장전략까지 거론하면 너무 방대해져서 생략했습니다. 첫 사진은  한국 알리바바 웹 서비스 세미나에 참석한 적이 있는데 알리바바 직원이 아주 기념비적인 장면이라면서 소개한 사진입니다.  사업 초창기의 두 사람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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