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언제나 옳다"
회장은 큰 기업을 쉽게 물려받았고, 그런 인물들이 대부분 갖고 있는 결점들을 고루 지니고 있었다. 유전인 듯 돈 욕심이 끝이 없었고, 안하무인이었으며, 적당히 설렁설렁 한 공부 탓인지 지식에 열등감이 적잖았고, 그런 만큼 학벌 두드러진 사원들에게 이따금 폭언을 해댔고, 논리나 합리성보다는 밀어붙이기를 좋아했다.
“자네들 말이야. 어찌 머리가 그것밖에 안 되나. 내가 힌트를 줬으면 척 알아맞혀야지. 안 그래? 자네들이 그렇게 머리 안 쓰고 사니까 천상 월급쟁이 신세밖에 못 되는 거야.”
바로 이것이었다. 회장은 고급 임원들을 깔아뭉개고 자신의 능력을 과시하는 이 놀이를 즐겼다. 그러니까 회장님을 즐겁게 해 드리기 위해서는 회장님의 심중을 알아도 모른다고 해야 하는 것이 정답인 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