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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욕망을 이해하는 AI

구글 I/O 2025 총정리 연재 시리즈 ⑥

by 오유나

구글 I/O 2025 발표 정리 및 해설: https://www.youtube.com/watch?v=ZM4QhEne0v4


“당신이 클릭하기도 전에, 나는 당신이 원하는 것을 알고 있어.”
구글은 이번 I/O 2025에서, 사용자 행동을 ‘이해하는’ 수준을 넘어 ‘예측하고 제안하는’ AI 기술들을 대거 공개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분야는 세 가지다: 쇼핑, 게임, 패션.

이 세 분야는 단순한 편의성 제공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그것은 ‘선택의 자유’가 기술에 의해 얼마나 설계될 수 있는가에 대한 거대한 물음을 던진다.


1. AI 쇼핑: 이제는 '추천'이 아니라 '결정'이다

구글은 이번에 쇼핑 그래프라는 기술을 대대적으로 업데이트했다.
여기엔 무려 500억 개 이상의 제품 데이터와, 시간당 20억 건 이상의 실시간 상품 업데이트가 반영된다.

주요 특징:

사용자의 Gmail 내 구매이력, 유튜브 시청, 캘린더 일정 등을 종합 분석

가장 적합한 상품을 자동으로 골라, 직접 쇼핑하지 않아도 ‘제안’해준다

“머리에 흰머리 많으시네요” → 염색약 추천

“최근 일본여행 유튜브 자주 보시네요” → 도쿄행 항공권 추천


이제 쇼핑은 ‘입력’이 아니라 ‘응답’이다.

이것은 과연 추천일까, 아니면 욕망의 유도일까?


2. AI 게임: 말만 하면 만들어준다

구글이 공개한 AI 기반 게임 생성 기술은 자연어를 입력하면 게임을 몇 분 안에 프로토타이핑할 수 있게 해 준다.

예시 시연:

“닭이 자동차를 타고 점프하는 3D 게임 만들어줘.”→ AI가 닭, 자동차, 물리 엔진, 점프 이벤트, 배경음을 조합해 바로 실행 가능한 미니 게임 생성.


과거에는 디자이너, 개발자, 그래픽 아티스트의 협업이 필요했다.
하지만 이제는 하나의 프롬프트가 팀 전체를 대체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인간은 ‘창작자’에서 ‘감독자’로,
혹은 더 나아가 욕망만 전달하는 발화자로 축소된다.


3. AI 패션: “당신의 체형과 취향, 알고 있습니다”

Try-On Mode는 사용자 전신 이미지를 업로드하면, 다양한 의류를 실제 착용한 것처럼 입혀보는 기능이다.
과거 AR 시뮬레이션이 옷을 ‘겹쳐’ 보여주던 수준이었다면, 이제는 옷의 재질, 주름, 체형 반응까지 반영된다.

몸에 잘 맞는 듯한 핏감 구현

스타일 추천 → 과거 스타일, 얼굴 형태, 계절 감성까지 분석

구매 링크까지 자동 제시


이 과정은 쇼핑몰 탐색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이미 ‘당신을 위한 상품’이 도착해 있는 구조다.


기술적 구조는 이렇게 작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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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것이 실시간으로 이루어진다.
그야말로, 나보다 더 ‘나다운 선택’을 AI가 대신한다.


생각해 볼거리: 욕망은 여전히 내 것인가?

1. 선택은 자유인가, 설계인가?

AI가 나의 취향을 바탕으로 “최적의 제안”을 할 때, 나는 여전히 ‘선택’하는 주체일까?
혹은, 이미 AI가 구성한 제한된 경로 안에서 최상의 착각된 선택을 하고 있는 것일까?


2. 욕망은 알고리즘으로 환원될 수 있는가?

우리의 욕망은 경험, 문화, 관계, 상처 등에서 형성된다.
AI는 그걸 행동 데이터로 치환한다.

“늦은 밤에 불안할 때 나는 무엇을 사고 싶어 하는가?”

“자신감이 떨어진 날의 나의 검색어는 무엇이었는가?”


욕망은 비이성적이고 서사적인데, AI는 그것을 통계화한다.
우리는 그 차이를 감내할 수 있을까?


3. 디지털 유혹은 어디까지 갈 수 있는가?

AI는 단지 제품만이 아니라, ‘감정 상태에 맞춘 제안’을 한다.
슬픔에는 와인, 불안에는 숙면 보조제, 허무함에는 짧은 영상과 쇼핑.

우리는 점점 문제 해결이 아니라 감정 회피의 방식으로 소비하게 된다.


추천과 유혹 사이, 우리가 서 있는 곳

구글이 보여준 쇼핑/게임/패션 AI는 단지 산업의 혁신 사례가 아니다.
그것은 인간의 욕망이 어떻게 추적되고 설계되며, 소프트하게 유도될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실험장이자 증거다.

한마디로 우리는 지금,

"보고 싶은 걸 보게 되는 게 아니라, 보여주는 걸 보게 되는"
시대를 살고 있다.


마치며: 예측된 인간, 구성된 욕망

우리는 편리하다.
찾지 않아도, 비교하지 않아도,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이런 질문은 남는다.

"그건 정말 내가 원했던 걸까?
아니면, AI가 내가 원하도록 만든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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