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차이
두 개의 우주가 만났을 때, 각 우주에는 넘쳐나는 고유한 기재들이 있다.
그 우주 안에서 특별히 정한 적도 없는 사소한 규칙들, 태도, 습관, 문화.
그저 그렇게 살아왔기에 자연스럽게 스며든 것들.
그런데 놀랍게도, 우주와 우주가 만났을 때는 어떤 공통된 무언가로 합쳐지게 된다.
우리가 처음부터 같은 우주였던 것처럼 착각할 만큼, 얼마나 많은 부분이 닮아 있었는지 놀라기도 한다.
그리고 두 우주는 그렇게 하나가 된다.
그들이 같다고 믿었던 것들은, 사실 각자의 10%도 되지 않는 부분이었다.
그들은 그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채,
이 세상에서 한 공간을 함께 나누며, 서로 가까이 지내게 된다.
잠깐씩 만날 때는 느껴지지 않았던 이질감.
함께 여행을 하거나, 한 공간에 오래 머무르게 되었을 때 비로소 드러나기 시작한다.
사소하게 보였던 규칙들은, 사실 평생을 지배해 온 삶의 법칙들이었다.
결국 사소한 문제(사실은 사소하지 않은 문제들)로 다투게 된다.
양보하려 해도 되지 않는, 조율하려 해도 어긋나는 지점들이 생겨난다.
서로를 이해하려 애쓰지만, 끝끝내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은 남는다.
그렇다면 이런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
하나의 우주는, 다른 우주들과의 만남을 거치며 확장되기도 하고,
오히려 그 과정을 통해 ‘내 우주’에 대해서 더 깊이 알아가게 되기도 한다.
확장의 과정은 때로 고통스럽지만, 동시에 가장 경이로운 순간이기도 하다.
새로운 별자리가 생기고, 오래된 궤도는 조금씩 수정된다.
하지만 여전히 풀리지 않는 질문이 남는다.
서로 다른 우주의 차이를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나라가 달라서, 문화가 달라서, 인종이 달라서 비롯된 차이도 있지만
잠옷을 입고 어디까지 나갈 수 있는가,
운전할 때 브레이크를 언제 밟는가,
평소에 사용하는 말투나,
어떤 일을 할 때의 ‘적극성’과 ‘신중함’의 기준...
이런 것들 또한 그 사람의 우주를 만들어온 흔적이다.
처음엔 사소하게 느껴졌지만, 결국 깊은 뿌리를 드러내는 정체성의 조각들.
그래서 우리는 다시 묻게 된다.
이 서로 다른 두 우주는,
과연 어떻게 함께 존재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