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Tech Pause

AI가 만든 일상의 착각

기술은 도와주는가, 조종하는가

by 오유나

“고객은 기술 자랑이 아니라 도움되는 가치를 바란다”: https://www.youtube.com/watch?v=fyLWferVI5E


AI는 이제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우리 욕망과 습관을 변화시키는 ‘디지털 환경’ 그 자체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 변화는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을까요?


우리는 왜 AI에게 말을 놓게 되었을까?

이승윤 교수는 AI 챗봇의 확산이 사람의 언어 사용 방식에까지 영향을 미쳤다고 말합니다.

재미있는 연구가 있습니다.
AI 챗봇을 자주 사용하는 고객일수록, 실제 사람 상담사에게 훨씬 무례하게 대한다는 통계가 있었죠.
왜일까요?

“기계를 사람처럼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그 연장선에 있는 사람조차도 기계처럼 대하기 시작한 겁니다.”


디지털 환경은 ‘존중’이라는 감정을 조용히 잠식합니다.
기술은 우리가 말하는 방식, 듣는 방식, 나아가 사람을 대하는 태도까지 바꾸고 있는 것입니다.


알고리즘은 욕망을 증폭시킨다

SNS 알고리즘은 우리가 무엇을 원하는지 예측하고, 그에 맞는 콘텐츠를 끊임없이 공급합니다.
하지만 그 결과는 종종 예상 밖입니다.

“내 친구가 뉴욕에 여행을 갔다든지,
한남동에 사는 부자의 일상이 피드처럼 계속 뜨게 되면,
원하지 않았던 비교가 시작됩니다.”


이건 단순한 피로가 아닙니다.
욕망은 증폭되고, 자존감은 손상되고, 삶의 기준은 타인의 편집된 이미지로 재설정됩니다.
기술은 몰라도 될 정보를 알려주고, 우리는 그 정보에 반응하며 습관과 감정을 바꾸게 되는 것이죠.


검색이 아닌, 추천의 시대

과거에는 ‘LG 건조기’처럼 구체적인 키워드를 입력했지만,
이제는 “가성비 좋은 건조기 추천해줘”라고 AI에게 묻는 시대입니다.


그 변화 속에서 기업은 SEO(Search Engine Optimization)보다
AIO(AI Interaction Optimization)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AI가 소비자에게 우리 제품을 '왜 추천하는지'에 대한 설명이
얼마나 논리적이고 매력적인지에 따라 브랜드 인지도가 갈릴 수 있습니다.


디지털 환경에서 브랜드가 해야 할 일

이승윤 교수는 ZARA, LG전자 등의 사례를 소개하며
오늘날 브랜드는 “심리스한 경험(Seamless Experience)”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온라인에서 본 옷을 오프라인에서 입어볼 수 있도록 연결해주고,

오프라인 피팅룸에서 입어본 옷의 다른 색상을 AI 미러로 시뮬레이션 해주며,

소비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커뮤니티를 구축하고 관찰함으로써,
기업은 더 정교한 마케팅 전략을 세울 수 있습니다.



이제는 단순한 판매가 아닌,
“욕망을 설계하고 경험을 이끄는 브랜드”가 살아남는 시대입니다.


기술의 끝, 사람의 시작

이승윤 교수는 인터뷰를 이렇게 마무리합니다.

“AI는 파트너다. 인간은 이제 코디네이터, 디렉터가 되어야 한다.”


AI는 빠르지만, 맥락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기계는 정보를 주지만, 감정은 주지 못합니다.

이제 질문은 이겁니다.


우리는 AI를 '도구'로 쓰고 있나요, 아니면 AI에 '주도권'을 내주고 있나요?

기술은 결코 중립적이지 않습니다.
그 기술이 우리 일상에 어떤 ‘감정’을 남기는지,
우리의 ‘습관’을 어떻게 바꾸는지 성찰해야 할 시점입니다.


마케터든 기획자든, 이제는 이 질문을 마주해야 합니다.
“내가 만드는 기술은 사람을 더 사람답게 만들어주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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