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설계한 세계의 끝에서, 우리가 다시 묻는 질문들
"AI가 CEO가 되는 세상, 정말 올까?"
친구와 점심을 먹으며 나눈 가벼운 상상은 어느새 꽤 진지한 미래 시나리오로 이어졌다.
회사의 모든 이메일, 회의록, 코딩 기록까지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AI가 있다면..
어쩌면 조직 전체를 운영하고, 인사와 전략을 결정하는 '경영 AI'가 나타나는 것도 시간문제일지 모른다.
그리고 그런 세상이 오면, 우리 인간은 어떤 역할을 하게 될까?
정말, 우리는 AI를 위해 일하게 되는 걸까?
모든 직원의 메일과 업무 로그를 분석하고,
회의록을 요약하고,
인간보다 더 빠르게 의사결정을 내리는 AI가 존재한다면,
기업 운영은 효율의 극치를 찍게 될 것이다.
성과 중심의 AI는 불필요한 인력을 과감히 제거할 것이고,
유기적으로 구성된 팀은 그 AI가 만든 조합으로 최적화될지도 모른다.
그리고 언젠가 이렇게 말하겠지.
너는 ○○한 성향이니까 △△팀의 누구와 함께 일하는 게 좋겠어.
이번 주엔 이 클라이언트에게 먼저 연락해.
그렇게 우리는 AI의 의도 아래, 이윤을 창출하기 위해 살아가게 될까?
많은 이들이 말한다. AI에게 대체되지 않을 직업은 간호사나 사회복지사처럼 감정적 교류가 필요한 직군일 거라고.
하지만 60년 뒤, 정신적인 상호작용조차 기술로 대체 가능해진다면 어떨까?
사람의 감정을 읽고, 위로하는 말을 건네며, 심지어는 인간보다 더 '따뜻하게' 반응하는 기계가 등장한다면?
인간 간의 상호작용이 정말로 필요한가라는 질문이 남는다.
이상적인 시나리오는 분명 존재한다.
노동이 필요 없는 사회에서 기술이 모든 생산을 책임지고,
인간은 그 결실을 평등하게 나누는 세상.
초기 공산주의가 꿈꾸던 세계처럼 말이다.
하지만 현실은 종종 이상을 외면한다.
소수의 자본가가 AI의 생산 수단을 독점하게 된다면?
지분 없는 이들은 노동할 기회조차 잃고,
사회는 더욱 극단적으로 양극화될 수도 있다.
우리가 만든 AI가 우리를 대체한다면,
그것은 과연 멸망일까, 아니면 진화일까?
내가 생각하는 인류의 본질은 ‘질문하는 존재’다.
끊임없이 의문을 품고, 더 나은 상태를 향해 나아가는 존재.
그런 의미에서 스스로 사고하고, 계속 진화하는 AI는 인간의 새로운 형태일지도 모른다.
칼이 ‘무엇인가를 자르는 도구’로 존재하듯, 인간은 '생각하는 존재'로 존재한다.
그 기능이 AI에게 이양된다면, 인류는 그 껍질을 벗고 또 다른 형태로 이어질지도 모른다.
“외계인이 와서 인류가 멸망할 수도 있지 않나?”
친구가 농담처럼 던진 질문이었지만,
그보다 현실적인 위협은 지금 우리 손에 있다.
바로 우리가 만든, 우리보다 똑똑해지는 존재. 인공지능 말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는 또 하나의 질문을 던지고 있을 것이다.
그 질문이 또 하나의 진보를 만들고, 또 하나의 변이를 일으킨다.
그리고 그 끝에서 우리는 다시 묻는다.
“도대체, 인류의 목적은 무엇이었을까?”
친구와 나눈 이 상상은 어쩌면 황당한 이야기일지도 모르지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미래를 불안해하지 않기 위해,
우리는 상상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함께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