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에 관한 영국속담이 있다.
‘하루 동안 행복하고 싶다면 이발하라. 일주일 동안 행복하고 싶다면 말(여행)을 사라. 한 달 동안 행복하고 싶다면 결혼을 하라. 한 해를 행복하게 지내려면 새집을 지어라. 일평생 행복하게 지내려면 정직해야 한다.’
중국에도 비슷한 뉘앙스의 속담이 있다.
‘한 시간 동안 행복하고 싶다면 낮잠을 자라. 하루 동안 행복하고 싶다면 낚시를 가라, 한 달을 행복하려면 여행을 가라. 일 년 동안 행복하고 싶다면 유산을 물려받아라. 평생 행복하고 싶다면 남을 도우라.’
이 속담들을 보면, 행복을 위한 주요 키워드는 이발, 여행, 결혼, 새집 짓기, 낮잠, 낚시, 유산, 정직, 봉사 등이다. 언급된 말을 살펴보건대, 일대 중대사인 결혼이나 새집 짓기나 유산 등의 거창한 이벤트를 제외하면 요즘 말로 ‘소확행’에서 행복이 있지 않나 싶다. 이렇듯 일상에서 작은 것에서 행복을 발견할수록 그 행복은 함박눈처럼 쌓이게 되고 그 사람의 인생 전체로 보았을 때, 밤새 소복이 내린 눈 덮인 새하얀 풍경처럼 아름다운 삶이 펼쳐지는 것이다.
분명한 것은, 행복이란 어떤 위치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때그때 순간순간의 상태이다. 따라서 자신이 현재 어떤 위치에서 어떤 권한을 행사하든 행복하려면 행복한 순간에 머물러야 한다. 사람들은 마치 정상 탈환하듯 산꼭대기에 기념비처럼 행복이 턱 하니 놓여있을 것이라고 착각한다. 정상에 올라서는 그 순간만이 과연 기쁨일까. 지난한 오르막에서의 고통의 해소를 착각하는 것은 아닐까. 무거운 짐을 내려놓을 때의 해방감이 행복처럼 느껴지는 것은 아닐까. 어쩌면 정상이 아닌, 오르막의 과정에서도 충분히 행복해질 수 있는 것은 아닐까. 정상에 올라 잠시의 해방감과 만족감도 잠시 잠깐이다. 행복이 목표점에서만 존재한다면, 사람이 행복을 발견하기란 뜬구름 잡듯이 희박할 것이다. 극한의 그 희열도 반복되는 일상으로 무뎌지고 둔감해지기 마련이다. 결국 다시 인생은 타성의 굴레에 젖어 들게 된다.
천국이 지정학적인 위치가 아닌 것처럼, 행복이 어떤 장소나 지위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행복은 인생의 높낮이에 있지 않다. 지위가 높든 낮든, 재물이 많든 적든, 자기가 처한 위치를 수용하고 이 순간을 살 때 비로소 생각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행복감은 부수적으로 따라오는 것이다. 우리가 의식을 생각에 의존한다면 삶은 우리에게 매 순간 행복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는다. 오히려 기분 좋은 상황보다 덜 좋은 상황이 더 많은 게 사실이다. 사람의 에고 간에 이해가 충돌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 순간에 살도록 노력해야 한다.
당신이 무슨 일을 하든, 시간에 의해 산다면, 당신은 행복으로부터 요원해질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시간 속에서는 행복도 하나의 생명체가 되고 모든 생명체는 흥망성쇠를 피할 수 없다. 씨앗을 뿌린다. 가꾼다. 결실을 본다. 소멸한다. 다시 다른 씨앗을 뿌린다. 이 사이클을 거듭하는 것이다. 당신이 하나의 행복을 얻기 위해서 하나의 씨앗을 뿌린다. 그 씨에 물을 주고 양분을 주어 가꾸기 시작한다. 열매가 생기기까지 기나긴 기다림과 노고와 정성을 쏟아붓는다. 이때 까지는 행복하지 않을 것이다. 이제 결실을 얻거나 실패하거나 둘 중 하나일 것이다. 당신은 성공했다. 농익어 결실을 수확했다. 이제 행복한가. 그러나 그 열매의 달콤함이 잠시 자아의 충족감을 줄 뿐이다. 다시 다른 씨앗을 준비한다. 제행무상(諸行無常), 모든 일체는 항상 머무는 법이 없다. 당신이 획득한 찬란한 행복의 열매도 결국 쓰러지고 만다. 시간에 사는 한, 당신의 행복도 하나의 생명체라는 사실이다. 즉, 결국 소멸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다.
오쇼라즈니쉬는 자주 예수의 일화를 말하며 시간으로부터 떠나라고 강조했다.
예수는 "신의 왕국에서는 무엇이 일어납니까?"라는 질문에 "거기에는 시간이 없을 것이니라"라고 대답했다. 신의 왕국이란 천국을 의미하고 천국에서는 시간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묻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천국에서는 어떠한 욕망이 충족되어질 인가에 대한 물음이었다. 또는 천국에서는 영원한 삶이 있는지, 죽음이나 고통은 있는지, 우월함이나 열등함 등은 있는지 그런 세속적인 욕망에 대한 물음이었다. 그러나 예수는 마치 선승처럼 항상 거기에는 시간이 없을 것이다라고 대답하였다. 이런 식의 대답을 들은 사람들은 아무도 이해를 하지 못하였다. <천국에는 시간이 없을 것이다> 시간은 수평적이나 신의 왕국은 수직적이기 때문이다. 신의 왕국은 영원하다. 신의왕국은 언제나 여기에 있다! 그대가 신의 왕국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오직 시간으로부터 멀리 떠나야 한다. (오쇼, 약속의 땅,성정출판사,1985)
행복하려면 잊지 말아야 한다. 행복은 이 순간에 살 때 비로소 영원히 행복해질 수 있다는 사실을….
행복은 어떠한 지위가 아니라, 그때그때의 마음 상태라는 것을 안다면, 우리가 어떤 지위에 있든, 어떤 장소에 있든, 우리는 매 순간 행복하기 위해 더 많이 정성을 기울이게 될 것이다.
나의 행복론을 속담에 비유해 말하고자 한다.
일평생 행복하게 지내려면 한 해, 한 해를 행복하게 지내라.
한 해를 행복하게 지내고 싶다면 한 달, 한 달을 행복하게 지내라.
한 달을 행복하게 지내고 싶다면 한 주, 한 주를 행복하게 지내라
한 주를 행복하게 지내고 싶다면 하루, 하루를 행복하게 지내라
하루를 행복하게 지내고 싶다면 한 시간, 한 시간을 행복하게 지내라.
한 시간을 행복하게 지내고 싶다면, 오직 이 순간에 행복하라.
이 순간에 행복하고 싶다면 생각과 마음을 버리고 오직 현존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