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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 어느 곳에 있는가

by 달빛타기


신학을 연구한 유명한 대학교수가 있었다. 그는 세상의 신학 관련 책을 모두 섭렵한 후에 신은 결코 없다고 결론지었다. 그는 수십 년 동안 자기가 연구하여 얻은 결론을 상기하기 위해 한 문장으로 작성하여 큰 액자에 넣어 거실에 걸어놓았다.


‘God is nowhere!’ (신은 아무 곳에도 없다)


그 교수에게는 어린아이가 있었다. 그 아이는 이제 막 글을 배우고 있는 터라 이것저것 눈에 띄는 대로 읽어대곤 했다. 어느 날 아이는 거실 벽에 쓴 글씨를 한 자 한 자 또박또박 읽기 시작했다.


“God is now here!” (신은 지금 여기에 있다)


그 말을 들은 교수는 깜짝 놀랐다. 그렇게 해석될 수 있다는 것에 놀랐고, 또 신이 외부가 아니라 나 자신에게 있을 수 있다는 사실에 더욱 놀라고 말았다. 그는 지금까지 외부에서만 신의 존재를 찾아왔기 때문이다.


그는 이제 거실의 적은 그 문장을 보고 더 이상 자신이 적은 그대로, 신이 어느 곳에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읽을 수 없었다. 교수는 ‘북극곰을 생각하지 말라’고 하면 더욱 떠올리게 된다는 ‘흰곰 효과’에 사로잡힌 것처럼, 계속 아이가 말한 대로 의미가 연상되었다.


신은 어느 곳에 존재하는가?

외부는 다 거짓이다.

외부는 마음이 투영해놓은 욕망이다.

천국이 지정학적 위치가 아닌 것처럼,

신 또한 외부의 어떤 지점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신(神)을 찾고자 하는가.

외부로 향한 마음을 중지하고

당신의 내부를 주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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