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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디 Jan 14. 2022

스물아홉, 사랑하는 남편이 죽다. 아이와 나를 남겨두고

테오와 요한나 빈센트 반 고흐의 사랑

<꽃 피는 아몬드 나무 - Vincent (1890)>

여러분은 어떤 사랑을 했나요? 혹은 하고 있나요?

저는 연애가 끝난 후에 제가 한 게 사랑이 맞는지 늘 고민합니다. 아프고 애틋했던 감정이 어디에서 오는지 곱씹어 보는 편이에요. 연애를 위한 사랑이었는지, 사랑을 위한 관계였는지 생각하다 보면 늘 저는 이건 사랑이 아녔다고 결론짓곤 해요. 아직 진짜 사랑이 뭔지, 어떤 모습으로 찾아오는지 잘 모르겠어요.


21세기의 사랑은 조건적이라는 말에 저는 사랑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보려고요.


 글은 '스물아홉, 사랑하는 남편이 죽다. 아이와 나를 남겨두고'입니다. 


부제는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에 당신은 무엇을   있나요? 에요. 테오와 요한나  고흐의 사랑을 가져왔어요.




테오의 아내, 스물일곱의 요한나 볼테르 반 고흐

여러분이 마침내 사랑하는 사람을 찾아 결혼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가정을 꾸리고 행복한 일상을 보내다 남편이 1년 반 만에 아이를 남겨두고 죽는다면, 여러분은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 결혼한 나이가 스물일곱이고, 스물아홉에 혼자가 되었다면요.


요한나는 스물일곱에 테오와 결혼합니다. 결혼 후 1년 반이 지난 1891년 테오는 그녀와 어린 아들을 남겨두고 사망하죠. 여러분이 스물아홉의 요한나라면 어떻게 하셨을 것 같나요?


저는 절망감에 휩싸였을 것 같아요. 사랑하는 남편의 죽음과 앞으로의 삶에 대한 두려움, 후회, 책망 같은 감정들이 밀려왔겠죠. 요한나는 남편의 죽음에 슬퍼하면서, 그가 남겨놓은 것에서 그를 찾으려고 합니다. 남편이 죽은 해 그녀는 일기에서 빈센트의 작품을 널리 알리는 것이 자신의 사명이라고 적어요.

테오는 아이를 돌보는 일 이외에 또 다른 일 하나를 남겨두고 먼저 세상을 떠났다.
그것은 빈센트의 작품들을 사람들에게 보여 주고 가능하면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게 하는 일이다.
테오와 빈센트가 모아 놓은 이 귀한 것들을 아이들에게 존중받도록 보관하는 일 역시 나에게 남겨진 사명이다.


요한나는 남편이 그리운 밤마다 반 고흐와 나눈 남편의 편지를 읽었고, 668편의 편지를 날짜별로 정리합니다. 형을 평생 지지한 남편을 위해, 반 고흐가 사람들에게 옳게 평가받게 해요. 그녀의 사랑이 없었다면, 반 고흐의 편지나 작품은 없을 수도 있겠죠.


<Portrait - Vincent>
테오가 아프기 시작할 때부터  편지들은 이미  삶에서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어.

집에 돌아와 혼자 밤을 지새워야 했던 그날, 나는  편지들을 꺼냈어.  속에서 테오를 다시 만날  있을 거라 생각했거든.  편지들은 정말 힘들었던 시간을 보내는 내게 많은 위로가 되었어.  편지에서 내가 만나고 싶었던 것은 빈센트가 아니라 테오였어. 나는  편지들을 아주 사소한 부분까지 꼼꼼히 읽었어.  마음과 정성을 다해  편지들을 읽었지. 그런데  편지들을 읽고  읽었더니 어느 순간 빈센트가 보이더군.

생각해 . 빈센트가 자신의 작품에 대한 사람들의 무관심에 얼마나 실망했는지.  사실이 너무 슬펐어.

지난해 빈센트가 세상을 떠나던 날이 생각나.
그날은 바람이 심하게 불고 비가 내리고, 칠흑같이 어두웠지. 집집마다 불이 켜져 있었고 사람들은 식탁에 둘러앉아 있었지. 그리고  순간 나는 모든 사람들이 빈센트에게 등을 돌렸을  그가 느꼈을 고독을 똑같이 느낄  있었어. 빈센트가 내게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쳤는지 네게 알리고 싶어.
그는 내가 현실을 받아들이고  안에서 평화를 찾을  있도록 도와주었어.

'평온' 빈센트와 테오가 함께 좋아했던 말이야. 그들은 평온함을 최고의 선으로 여겼지.
그런 평온함을 나는 찾았어.  겨울 이후 나는 혼자 있어도 불행하지 않다고 생각하게 되었어. 빈센트가 말한 '슬픈  같지만 기뻐하는 .'  말의 의미가 무엇인지 이제   같아.

  

그녀가 친구에게 보낸 편지에는 이렇게 쓰여 있습니다. 저는 이 글을 다이어리에 옮겨 적었어요.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에 슬퍼하며 절망에 허우적대기보다는, 사랑하는 마음을 끌어와 그가 생전 원했던 것들을 현실로 만든 그녀. 남편의 형인 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이 세상에 널리 알려지는 것, 그녀는 사랑의 힘으로 그것을 해냅니다. 그 일을 해내며 그녀는 혼자 있어도 불행하지 않는 평온함을 갖게 돼요.


폭풍 같은 사랑이 절망적으로 끝낸 후 오는 평온함, 저도 그런 평온함을 갖는 사람이 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론강의 별이 빛나는 밤 - Vincent>


여러분은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에 
어떤 일을   있나요?

100년 전 테오를 향한 그녀의 사랑 덕분에 반 고흐의 작품은 사랑받고 있네요. 저는 이제 반 고흐의 작품을 볼 때 요한나의 사랑도 함께 떠올릴 것 같아요. 사랑하는 사람에 죽음에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그런 운명적 사랑에 대해 생각해 보는 밤이에요.


사랑하는 사람이 옆에 있다면, 요한나와 테오의 사랑 얘기를 나눠보는  어떨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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