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에서 '유'를 창조한다는 것은 고통이면서 축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슴 아린 노래를 듣거나, 영화를 보거나, 소설을 읽을 때
나는 항상 그들의 능력을 시기하고 또 시기했다.
내 속에도 그들 못지않은 무언갈 가지고 있는 것 같은데
내 속에서도 넘쳐흐르는 감정이 있는데
마음이 아프다거나, 감동을 받았다거나 하는 말로밖에 표현하지 못하는 내 능력이 부끄러웠다.
입을 양 손으로 막은 채 소리 지르는 기분 아니 그보다도 개운치 못한 기분
그래서 든 생각
그렇다면 글을 계속 써내려 가는 것은 어떨까
수많은 사람들이 내 글에 관심이 있을지, 혹은 내 글을 미워할지 모르지만
그동안 잊고 있었던 글 쓰는 즐거움을 다시 깨닫게 된다면
또 이를 계기로 글 쓰는 내 능력이 조금이나마 나아질 수 있다면
그저 방향 없이 넘쳐흐르기만 하는 내 마음과 감정을 정확하고 과하지 않게 표현할 수 있다면
지금부터 글을 쓰기 시작하면 과연 몇 글자의 글을 남기고 떠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