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ible promises no loaves to the loafer.”
- 작자미상-
이 문장을 처음 봤을 때, 나는 웃었다.
그리고 곧 울컥했다.
2004년, 나는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등록했다.
그해 겨울, 처음으로 기사를 썼다.
‘시민기자도 기자다’라는 마음으로 한 자 한 자 정성 들여 썼지만, 결과는 ‘미채택’.
그 후로 20년 가까이, 나는 매년 한 편씩 기사를 썼다.
계절이 바뀌고, 세상이 바뀌어도, 내 기사 상태는 ‘등록’에서 더는 나아가지 않았다.
누구도 읽지 않을 글을 쓰는 일은 외로운 일이다.
하지만 그 외로움 속에서도 나는 손을 멈추지 않았다.
왜냐하면 나는 게으른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는 믿었다. 성경이 말하지 않은 것을, 언젠가는 현실이 보여줄 거라고.
그날도 그랬다.
올해의 유일한 기사, 그걸 쓰면서도 채택을 기대하진 않았다.
습관처럼 원고를 올리고는 잊었다. 그런데 오늘 아침, 알림이 떴다.
‘기사 채택되었습니다.’
나는 한참을 그 문장을 바라봤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놀랐다. 내 기사가 메인 화면에 걸려 있었다.
20년 가까이의 ‘미채택’이 하루 아침에 보상받은 것은 아니다.
다만, 나의 손은 매년 키보드를 두드렸고,
눈은 사회의 모순과 희망을 응시했고,
마음은 언제나 '쓰는 사람'이었다.
게으름뱅이에게 빵은 없지만,
게으르지 않은 사람에게는 언젠가 빵이, 아니 따끈한 ‘기사 메인’이 온다.
그게 오늘, 나에게 일어난 일이다.